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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前 부총리 계좌추적

입력
2006.09.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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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진념(66) 전 경제부총리에 대한 계좌추적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수사가 전직 경제부처 최고위층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지난 주 진 전 부총리의 계좌추적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았다. 검찰은 진 전 부총리와 김재록(46ㆍ구속 기소)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의 돈 거래를 살피기 위해서라고 계좌추적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영장을 발부 받기 위한 단서에 불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검찰은 진 전 부총리가 2002년 4월 하순 경기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김씨한테서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올 7월 밝혀냈으나 내사 종결했었다.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3년)가 지난 데다 직무 관련 대가성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검찰이 김씨와의 돈 거래를 구실로 진 전 부총리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만간 진 전 부총리를 소환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의 한 간부는 “진 전 부총리가 외환은행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에 외환은행 매각 관련자들과 돈 거래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진 전 부총리가 밑그림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 전 부총리는 2000년 8월부터 2002년 4월 중순까지 재정경제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내다 6월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뒤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제안서를 보낸 직후인 11월 삼정KPMG 고문으로 영입됐다.

삼정KPMG는 론스타의 회계 자문을 맡았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고문으로 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론스타의 법률 자문을 담당했다. 진 전 부총리는 1997~98년 기아그룹 회장 시절 계열사인 기아포드할부금융 사장을 지낸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외환은행 노조 등은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한 재경부 인맥의 정점에 있으면서 론스타의 법률 회계 자문회사 고문을 맡은 두 전 부총리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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