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일본 진출 3년 만에 처음으로 4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40홈런은 70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팀 역사상 5번째 쾌거다.
이승엽은 18일 히로시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원정경기에서 0-4로 뒤진 4회 무사 2루의 2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2점 아치를 그렸다. 히로시마의 우완 선발 투수 오타케 간은 공교롭게도 지난 7월25일 도쿄돔 경기에서 이승엽에게 30호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40호의 희생양이 됐다.
오타케는 볼카운트가 0-3으로 몰린 가운데 4구째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향해 직구(시속 143km)를 던졌지만 이승엽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시즌 132경기(결장 2경기 포함)만의 40홈런으로, 최근 6경기 열흘간 무홈런의 부진을 털어내는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더욱이 한국프로야구에 이어 라이벌 재대결을 벌이고 있는 주니치의 타이론 우즈가 이날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35호 홈런을 쏘아 올린 점을 감안하면 홈런킹 사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홈런으로 볼 수 있다.
이승엽은 40홈런을 친 직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직구가 치기 좋게 들어와 정확히 맞힌다는 기분으로 스윙했다. 팀이 크게 지고 있어서 1점이라도 추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39호 홈런을 치고 나서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었다. 40호 홈런을 쳐냈으니 안심이다. 이제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전통이 깊은 요미우리에서 한시즌 40홈런 기록 보유자는 왕정치(현 소프트뱅크 감독),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터피 로즈(2005년 퇴단), 고쿠보 히로키 뿐이었다.
왼쪽 무릎 관절의 염증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 경기 무릎 보호대를 찬 채 타석에 들어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승엽은 5회 1사 만루의 세번째 타석에서는 또다시 오다케의 직구를 공략했지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하는데 그쳐 아쉬움이 컸다. 이승엽은 3타점을 보태 시즌 97타점을 기록, 100타점에 3개 차이로 접근했다. 볼넷 2개를 골라내며 1타수 1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의 타율은 3할2푼(475타수 152안타).
올시즌 146경기중 14게임을 남겨두고 있는 요미우리는 홈 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이승엽이 얼만큼 더 홈런을 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는 요미우리가 3-4로 졌다.
그동안 요미우리에서 국내외 선수를 막론하고 이적 첫해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2004년 홈런왕에 올랐던 터피 로즈로 45홈런을 터뜨렸다. 또 외국인 선수 최다 타점은 1985년 워렌 크로마티의 112개이다. 이승엽이 45홈런을 넘어 설 경우에는 요미우리의 ‘용병사’를 모두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
도쿄=양정석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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