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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 했더니…

입력
2006.09.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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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들의 방만한 경영 실태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에 의해 또 한번 확인됐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부실한 재정으로 정부 예산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기금 확충보다는 공무원 복지에만 주력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은 1,800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8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단(단장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은 최근 87개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보고서를 작성, 이 달말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경영평가단은 교수 74명, 회계사 16명, 연구원 15명 등 110명으로 구성돼 올 3~5월 정부산하기관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단은 보고서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일반 재정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만큼 기금증식 목표를 우선해야 하는데도 그 보다는 공무원들의 후생복지사업에 더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이 기금증식사업에 투입한 돈은 2004년 4조1,772억원, 2005년 4조432억원, 2006년 3조8,790억원(전망)으로 줄어드는 반면 후생복지사업 자금은 2004년 1조1,325억원, 2005년 1조3,748억원, 2006년 1조5,569억원(전망)으로 2년새 4,000억원 이상 늘었다.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 예산에서 지출한 돈은 2003~2006년 1조6,838억원에 이른다. 평가단은 공무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학자금대출 사업의 경우 학자금에 대한 가수요를 일으키고 일반 국민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경우 사업운영 방식 개선실적이 미미하고 복지타운 위탁사업의 실적호전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경영개선 노력이 없다고 평가단은 지적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급액이 많아지고 있어 자산매각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장기적 자산배분정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평가단은 또 한국복지의료공단의 경우 2005∼2009년에 모두 1,721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지난해 1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중장기 재무계획의 현실성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주택금융운영위원회의 서면결의에는 정부 위원 대신에 소속 공무원이 참여하는 등 위원회가 내실 있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에 어떤 근거로 매년 막대한 금액을 지원하는지 근거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연 5억원을 지원 받는데, 한국음악협회는 왜 3,000만원만 받는지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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