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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짝퉁 없앨 수 있다

입력
2006.09.1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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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전체가 가짜 명품 즉 '짝퉁'으로 들썩이고 있다. 빈센트 앤 코 사건으로 촉발된 상표권 침해 제품, 일명 짝퉁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유통업계 전체로 확대돼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명품을 좇는 허영에 가득 찬 20대 여성을 일컫는 '된장녀'까지 대유행이고 보면 온 국민이 심한 명품병(名品病)을 앓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거나 장인의 손길을 거친 제품'이다. 그러나 현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명품은 사전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심리적 의미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자동화, 대량생산화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그 무엇인가를 찾고 싶어하고 또 그런 제품들이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그같은 존재의 구매를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금액을 지불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

● 명품병 앓는 나라

그런데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차별화 욕구에 부응하는 사회 분위기가 기능이나 품질과는 관계없는 외관만의 명품도 충분히 수용하는 자세를 당연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짝퉁 제품임을 알면서도 구매가 성행하는가 하면 이를 판매하는 주체도 죄의식이라곤 찾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적발돼도 그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할뿐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아무 죄의식 없이 상행위를 하고 있다.

최근 세관에서는 이런 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마켓 일부 업체들과 인터넷 불법거래 방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상표권 보호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지적재산권 침해 물품과 관련된 정보와 자료를 월 1회 이상 세관에 제공하고 짝퉁 판매와 관련해서 의심되는 판매자나 물품에 대해서는 세관에 통보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경제활동에 있어 판매자와 소비자의 도덕성 및 자발적 정화 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원론적이고 비효율적인 발상이라고 보기 쉽다.

하지만 이같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짝퉁에 대한 죄의식이 자리잡지 않는 한 시스템과 제도만으로 이를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짝퉁 제품을 시장에서 몰아내기 위해 이를 취급하는 기업의 노력이 더욱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기업의 도덕성 회복 노력 절실

기업은 해당 기업이 취급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개발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원천적으로 이같은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는 한이 있어도 짝퉁을 막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유통 주체인 기업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덕성 회복에 대한 노력을 추진해야 할 것이고 이야말로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짝퉁을 하루라도 빨리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구매자도 짝퉁이 분명한 불법임을 자각해야 한다.

박주만ㆍ㈜옥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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