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교황 '이슬람 발언' 직접 사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교황 '이슬람 발언' 직접 사과

입력
2006.09.18 00:06
0 0

교황 베네딕토16세가 17일 이슬람교를 폭력적 종교라고 시사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교황의 이례적인 직접 사과로 1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에서 행한 문제의 발언으로 불거진 이슬람의 공분이 진정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황은 이날 로마 교외의 여름 관저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신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슬람과 성전(지하드)에 대해 말한 것이 이슬람 교도들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한 말은 중세시대의 한 책에서 인용한 것으로 내 개인의 생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며“그날 발언은 이슬람계를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로 초대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강론 몇 구절이 이슬람의 감정을 거슬리게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사과는 자신의 발언이 가톨릭과 이슬람의 최대 종교갈등으로 확산될 개연성이 높아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신속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이슬람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집트 최대 야권조직이자 대중단체인‘무슬람 형제단’의 모하메드 하비브 부대표는 이날 “우리는 교황이 이슬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비전도 설명하기를 바랬지만, 이번 발언은 충분한 사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전국 이슬람조직 AIMPLB도 “교황의 사과가 전 세계 이슬람과 기독교간 관계를 증진될 것”이라면서 항의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일간 알 자지라는 “교황은 유해한 발언에 대해 분명하고 강력한 사과를 해야 한다”며“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거나 발언의 내용이 와전됐다는 식의 해명으로는 부족하다”고 논평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 요르단 등의 언론도 비슷한 논조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집트, 쿠웨이트 등은 16일 교황에 대한 항의표시로 주바티칸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는 총과 폭탄을 동원한 교회 공격이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17일에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교황발언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출신 수녀에 대한 피격사건이 발생했다.

● 교황의 獨 대학 강연

"나는 1391년 앙카라 근처에서 비잔틴 황제 마누엘 팔레올고로스2세가 페르시아 지식인과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진리에 대해서 나눈 대화를 기억한다.

황제는 '성전(지하드)'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페르시아 지식인에게 종교와 폭력과의 관계에 대해 아주 날카롭게 설교했다. 황제의 말은 다음과 같다. '무하마드(마호메트)가 가져온 새로운 것을 내게 보여달라.

그러면 당신은 거기에서 사악하고(evil) 잔인한(inhuman) 것만 발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칼로 믿음을 전파하라는 명령과 같은 것 말이다. 폭력으로 믿음을 전파하는 것이 비이성적이다.

폭력은 하느님 및 영혼의 본성과 양립할 수 없다. 하느님은 피로 기쁨을 받지 않는다. 믿음은 영혼의 소산이지 육신의 소산이 아니다. 믿음을 갖게 하려면 폭력과 위협이 아니라 훌륭한 말과 이성으로 해야 한다.' "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