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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진시황 병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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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진시황 병마용?

입력
2006.09.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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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兵馬俑)에 심취한 한 독일인 행위예술가가 중국 시안(西安)의 병마용 갱(坑)에 숨어들어가 병마용으로 분장하고 서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중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의 한 대학에서 행위예술을 공부하고 있는 독일인 파블로 엘(27)은 전날 오후 병마용으로 완벽하게 분장한 채 진시황 병마용 1호 갱에 들어갔다.

그는 10여분간 병마용으로 가장해 서 있으면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관람객들은 실제 병마용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감쪽같이 분장한 이 서양인의 모습을 신기해하며 카메라로 촬영하기에 바빴다.

관람객들이 모여드는 소란으로 이 사실을 확인한 병마용박물관측은 이 문화재보호구역 무단침입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결과 엘은 몇 년 전에 병마용 갱을 처음 관람한 뒤 깊은 감명을 받고 3개월 전 중국에 다시 와 항저우대학에 입학한 이후 줄곧 관련 사진을 참고해 병마용 복장을 제작했다.

엘은 완벽하게 갖춘 복장과 장비를 가방에 담아 관람객으로 가장, 갱 관람구역에 들어간 다음 관리인의 눈을 피해 분장을 마치고는 갱 안으로 넘어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뒤늦게 출동한 관리인들은 실물 병마용 틈에 서 있는 이 살아있는 서양인 병마용을 한참 찾아 헤맸을 정도로 분장이 그럴 듯했다고 관람객들은 전했다.

중국 경찰은 엘의 침입으로 인해 문물이 훼손되지는 않은 점을 감안, 치안관리처벌조례를 적용해 그에게 '비판교육'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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