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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레전드 '안방처럼 편안… 몸의 쏠림도 못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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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레전드 '안방처럼 편안… 몸의 쏠림도 못 느껴'

입력
2006.09.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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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레전드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지극히 편안함을 주는 차’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자동차의 기본은 달리고 멈추는 것. 레전드는 여기에 지극히 충실하다. 차에 처음 올라 마지막 내리는 순간까지 운전자를 한없이 편안하게 만든다. 마치 안방에 앉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혼다의 기술력이 전설처럼 남길 바란다는 회사측의 바람이 단지 선전 문구만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차에 오르기 전 외관을 살핀다. 전면부는 미끈한 느낌의 곡선이 팽팽한 힘을 느끼게 한다. ‘날렵하면서 압도적인 스피드감을 표현한다’는 혼다 설명에 수긍이 간다. 단정한 느낌의 후면부와 훌륭한 조화를 이뤄 볼수록 ‘참 잘 빠졌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혼다가 레전드에서 가장 자랑하는 것은 ‘수퍼핸들링 4륜구동 시스템’(SH-AWD). 전후좌우 4바퀴에 똑같은 힘을 나눠주는 기존 4륜 시스템에서 한단계 진보, 차의 쏠림에 따라 바퀴마다 전달되는 힘이 조절된다. 전후 차축에 70대30에서 30대70까지의 비율로, 뒷바퀴의 경우 좌우에 0대100에서 100대0까지의 비율로 구동력을 나눠준다.

구불구불 시골길로 나섰다. 커브길에서 시속 70~80㎞로 달리며 핸들을 꺾어봤다. 신기하게도 차가 꺾는 방향의 차선에 착착 붙는다. 몸의 쏠림도 한결 덜하다. 차체는 기울어도 누군가 내 몸을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단순히 푹 파인 시트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느낌이다.

다음은 직선도로. 한적한 밤 시간을 골라 서울에서 일산 방향 자유로에 올랐다. 6기통 3,500㏄ 엔진이 내는 295마력의 파워는 엑셀을 천천히 밟아도 쉽게 느낄 수 있다. 까마득히 앞선 차를 따라잡는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고개가 젖혀지면서 순식간에 치솟는 속도계는 가끔 RPM 계기판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순간 가속력도 뛰어나 언덕길 추월이나 시내 주행시 끼어들기도 전혀 무리가 없다.

차를 모는 동안 몇 번이나 ‘내가 시동을 껐나’하며 두리번거릴 정도로 소음도 적다. 시끄러운 헬기나 잠수함에 적용되는 소음 제거 시스템으로 차체나 외부에서 침투하는 소음을 막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폰이 소음과 반대되는 주파수 대역의 파장을 쏴 소음을 제거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레전드는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앉는 사장님을 위한 차는 아니다. 각종 편의사양이 앞쪽 두 좌석에 집중돼 있다. 직접 몰아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별로 필요 없는 크루즈 기능이 달려있는 점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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