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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개인전 '천년 신라의 꿈'/ 고분벽화 보는 듯… 수묵화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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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개인전 '천년 신라의 꿈'/ 고분벽화 보는 듯… 수묵화의 변신

입력
2006.09.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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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감각의 수묵화를 그려온 박대성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6년 만의 국내 개인전에 ‘천년 신라의 꿈’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경주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신작들은 주제와 소재, 구성과 기법이 다양하고 새롭다. 그 가운데 ‘천년 신라의 꿈-원융의 세계’는 석가탑과 다보탑 등 실제 유적과 전설로만 남은 황룡사 9층 석탑, 경주의 산에 흩어진 불상과 절, 고분 벽화에서 나온 듯한 사슴 등으로 화폭을 채운 대작(250 X 440㎝)이다. 그림 속 공간이 환상적이거니와, 기법 면에서도 붓 외에 탁본을 이용해 더 아스라한 느낌을 준다. 석굴암 본존불과 십대제자상을 그린 ‘법열’도 길이가 12m나 되는 대작이다. 먹을 머금은 바탕 위에 색채가 떠오르게 하는 새로운 방식 덕분에, 안으로부터 은은한 광채를 내뿜는 듯하다.

이 화가의 독창성이 크게 두드러지는 또 다른 작품은 ‘현율(玄律)이다. 위에서 아래로, 바깥에서 중심으로 급속하게 쏟아져 내리는 시선으로 절벽을 그렸다. 세련된 조형 감각을 과시하는 대담한 구도에 긴장감이 넘친다. 전통 수묵화가 이렇게 과감하고 멋지게 현대적 변신을 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박대성은 정규적인 미술 교육이나 스승 없이 홀로 일가를 이룬 화가다. 그런데도 1970년대 국전에서 8번이나 수상하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아 화단에 이변을 일으켰다. 다섯 살에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부모와 왼쪽 손까지 잃은 상태에서 열 살부터 붓을 잡아 고된 독학을 해왔음을 알고 나면 그의 성취가 더 값지게 느껴진다. 전시는 10월 1일까지. (02)720-102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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