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총통 퇴진을 놓고 대만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15일 천 총통 퇴진를 촉구하는 100만명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다음날 15만명이 천 총통 지지 시위를 벌이며 맞불을 놓았다.
가족과 측근들의 부정부패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위기에 몰린 천 총통은 16일 지지자들의 시위에 천탕산(陳唐山) 총통 비서장을 보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만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며 2008년 5월20일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천 총통 지지자들은 이날 총통 반대 시위와 언론에 대해 “공산당 앞잡이. 대만을 먹칠하면서 대만의 민의를 강간하고 있는 세력”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천 총통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일부 시위대가 방송사에 난입해 방송장비를 부수기도 했다.
앞서 15일에는 타이베이의 총통부 주변에서 100만명의 시위대가 붉은 옷을 입고 천 총통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스밍더(施明德) 전 민진당 주석이 이끄는 ‘100만 인민 반부패 운동본부'가 주도한 이번 시위는 대만 시위 사상 최대 규모다.
`100만 인민 반부패 운동본부'는 18일 가오슝에서 시위를 벌이고 100만대의 차량을 천 총통 반대를 의미하는 붉은 색으로 칠해 전국 카 퍼레이드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스밍더 전 민진당 주석은 17일 “천 총통이 물러나면 헌법에 따라 부총통이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고 밝혀 자신이 총통에 오르려 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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