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02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조만간 세계경제의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견하며 이들 국명의 머리글자를 딴'브릭스(BRICs)'를 창안했다.
이후 중국과 인도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파워를 과시하자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05년'친디아(Chindia)'란 말을 만들어냈다.
주목해야 할 용어가 또 하나 생겼다. 인도와 브라질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세한 3국 정상회담이 지난 13일 열려 남-남 시장통합에 합의함으로써 탄생한'이브사(IBSA) 동맹'이다. 남미공동시장과 남아관세동맹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 '이브사'란 표현은 3국 각료들이 3년 전 포럼을 만들면서 처음 등장했는데, 이 그룹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는 중국을 함께 묶는'이브삭(IBSAC) 공동체'의 출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잠을 깬 거인'인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광활한 국토와 풍부한 자원에 더해 날로 늘어나는 엄청난 인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브릭스 4개국의 인구는 27억명으로 지구 전체의 40%를 넘는다. 유럽과 일본이 저출산-고령화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것과 달리 브릭스 친디아 이브사 국가들은 거대한 생산력과 시장을 기반으로 기록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 이 같은 성장세라면 중국과 인도의 GDP가 2020년 일본 독일 영국 등을 앞질러 세계 2, 3위에 오르고 브라질과 러시아도 7, 8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낙 인구가 많아 1인당 GDP 개선은 더디겠지만 경제국력은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며 세계를 호령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 미국도 이들의 사정권 안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향후 50년 내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본ㆍ기술ㆍ자원의 절대적 우위와 효율적 경제시스템을 뒷받침하는 탄탄하고 건강한 인구구조가 그 이유다.
▦ 미국 인구가 내달 13일쯤 3억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1915년 1억명에서 52년 만에 2억명이 된 1967년 이후 39년 만이다. 주기가 더욱 짧아져 4억명은 2040년 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등공신은 유연한 이민과 출산장려 정책이다.
신규 이민은 줄어도 늘어나는 인구의 두 명 중 한 명은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며,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우리나라(1.08)의 두 배 가까운 2.05다.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일본도 효과적 이민정책으로 점차 다인종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실낱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닐까.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