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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건보 이상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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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건보 이상한 해명

입력
2006.09.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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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국세청에 소득을 축소 신고, 세금 탈루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공단이 보험료를 적게 낸 혐의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 5,000여명을 특별 점검했더니 2,300여명이 국세청에 소득액을 낮게 신고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588명은 소득이 아예 없는 것으로 신고돼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공단 전산망에서 확인한 국세청 소득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이다.

그러나 정작 국세청의 설명은 달랐다. 국세청은 전 의원측이 예를 든 9명의 소득 0원 신고자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들이 모두 수천만원~수억원의 연간 소득을 신고했고 정상적으로 과세됐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우리도 이상해서 공단에 문의했더니 공단 전산망의 오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애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세금 도둑으로 몰렸다는 얘기가 된다.

문제는 공단의 대응이다. 공단 관계자는 "컴퓨터 상에서 국세청 소득자료를 불러 읽는 과정에서 사업자번호가 000으로 시작될 경우 0원으로 나오는 오류가 발생한다"며 "588명이 거의 오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해명을 지원하기 위해 공단의 '전산 오류'라는 방어 무기를 꺼낸 셈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전산 오류를 방치해 보험료를 엉터리로 거뒀을 가능성을 자백한 꼴이 된다는 점을 공단 관계자들은 미처 깨닫지 못한 것 같다.

사업소득자는 공단이 나름대로 정한 소득액 등급과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액 중 높은 쪽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도록 돼 있다. 공단의 전산망이 5,000명 중 588명이나 오류를 낼 정도라면 그 동안 잘못 부과된 보험료는 수백명뿐 일까? 차라리 공단의 해명이 국회의원의 질타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길 빌 뿐이다.

김희원 사회부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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