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굳건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동맹정신에 근거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가 추진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전시 작전권 환수로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대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언론회동에서 “한미관계는 강력하고 필수적인 관계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동맹의 굳건함을 수차례 강조했다. 전시 작전권 이양이 미국의 감정적 대응이냐는 질문에도 “제가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미국 정부가 한반도안보에 여전히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동맹정신을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확고하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부시 대통령을 거들었다.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가 공고한 동맹의 바탕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한 셈이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는 “전시 작전권 문제를 둘러 싸고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나아가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에도 의견접근을 보았다. 부시 대통령은 “주한미군 병력의 규모와 배치시기 같은 문제는 한국정부와 협의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일방통행식’ 동맹으로 나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과거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 조정 문제에서 일방적 결정을 내린 뒤 한국에 통보,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야기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동맹조정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는 ‘▦양국이 직면한 안보상황에 대한 포괄적 공동평가 ▦이에 기초한 미래동맹의 공동비전 설정 ▦동맹비전에 맞춘 한미 군사지휘관계 조정’이라는 3단계로 진행되고 있으며 마지막 단계만 남겨 놓고 대부분 연구를 마무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을 포괄적ㆍ역동적ㆍ호혜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공동비전에 따라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주한미군은 평화정착 이후에도 계속 주둔한다는 내용이 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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