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 등 무더기 탈루국세청엔 月 0원 신고… 건보공단엔 2,265만원
2004년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소득이 2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득이 전혀 없다는 신고자도 588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재희(한나라당) 의원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05년 15대 전문직종 특별지도점검 결과’ 자료를 통해 2004년 건강보험료를 탈루한 것으로 확인된 5,796명 가운데 2,311명(40%)이 196억원의 소득을 국세청에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직 종사자들은 건보공단과 국세청이 자료를 교환하지 않는 점을 악용, 국세청에는 공단 신고액보다 낮은 금액을 신고한 것이다.
신고액 차이가 가장 큰 경우는 의사인 이모(44)씨로 연 2억7,000여만원을 축소 신고했다. 이씨는 국세청에 월평균 소득을 0원으로 신고했지만 건보공단에는 월 소득액 2,265만원으로 제출했다. 정신과의사인 윤모(64)씨도 국세청에는 무소득자, 건보공단에는 월 1,153만원 소득자로 신고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소득축소ㆍ탈루 조사대상자를 ‘월 소득 100만원 미만’으로 제한해 실제 국체청에 통보한 혐의자는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의원은 2005년 11월2일 열린 국세청 소득축소탈루심사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며 “건보공단이 조사 대상자 선정임무를 태만히 하고 국세청은 조사를 기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의록에는 건보공단 A 위원이 “공단 신고액과 국세청 신고가 다르면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따지자 국세청 소속 A위원이 “국세청이 개인사업자 조사를 1만건 정도 하는데, 건보공단이 3%만 통보해도 300건 아니냐. 부담돼서 못한다”는 발언이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소득이 0원으로 신고된 9명에 대해 “전산상 오류이며 사실상 국세청에 소득이 신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 의원 측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세청 신고액과 건보공단 신고액이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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