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94년 북핵 1차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미국이 북한을 응징할 경우 북한은 여전히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94년 북한을 방문했던 카터 전 대통령은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당시 “미국이 북한을 응징하고 김일성 주석을 계속 규탄할 경우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확신했으며 북한은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게리 럭 주한 미군사령관이 만일 북한이 미국의 응징에 대응할 경우 하룻밤에 100만명 이상이 숨질 것이라고 말해주었으며, 이에 따라 북한 방문을 결심하고 빌 클린턴 행정부 관리들을 만나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와 충고를 들은 뒤 평양으로 출발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1년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언급한 것은 실책이었다”면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자마자 북한이나 이란이‘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며, 만일 이라크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좌절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이미 두 나라 중 어느 한 나라에 군사조치 같은 것을 취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94년 상황의 재판이 돼가고 있다”면서 “북한과 미국 모두 매우 높은 수준에서의 직접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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