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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창작곡 이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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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창작곡 이용하는 법

입력
2006.09.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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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재력가가 결혼 40주년을 맞아 부인에게 특별 선물을 하고 싶었다. 부인에게 원하는 것을 묻자 부인은 요요마가 초연하는 첼로 협주곡을 달라고 했다. 이 부탁을 들은 요요마는 1970년대 초 하버드대 재학시절 클래스 은사 레온 커쉬너에게 작곡을 의뢰,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Music)'을 받았다.

1992년 10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의한 초연 당일, 지휘자 데이비드 진만은 연주 직전 청중들에게 작품의 내력을 설명하고 축하를 제의했다. 이 순간 청중 누구도 사적 부당함을 논하지 않고,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 클래식 명곡을 낳는 개인 후원

사실 기존 클래식의 많은 명곡들은 개인의 후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오늘날 연주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 개인의 지원 결과를 곁다리로 즐기고 있다. 음악은 미술이나 조각과 달리 유형의 물건이 아니어서 투자나 소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림, 조각은 물론 설치 예술에도 투자를 하지만 새로운 음악 작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해봐야 가질 수도 없고 되팔 수도 없는, 프리미엄 부재의 이것은 경제 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유력 재력가가 손해 볼 투자를 했겠는가? 이 곡 뒤에는 금슬 좋은 부부의 선물 이야기가 따라다닐 것이고, 바이올린에 비해 적은 첼로 레퍼토리 확보에 끼친 그의 기여도가 언급될 것이다. 이는 어떠한 경제 가치를 넘어선 것이다.

젊은 작곡가 최명훈군이 몇일 전 일본의 조그만 도시 타케후에서 최우수 작곡상을 받고 돌아왔다. 이 도시 사람들은 호소카와라는 작곡가를 도와 매해 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는데, 모차르트와 같은 전통 음악은 물론 수준과 규모가 뛰어난 현대 음악제로도 유명하다.

유명 콩쿠르 수상작과 작곡가를 초청하여 토론과 음악회를 열고, 위촉과 공모를 통해 신작들을 양산하고 있다. 초연은 세계 정상급의 아르디티 현악사중주단, 앙상블 무직 파브릭 등이 맡아 작곡가를 유혹한다. 매해 뛰어난 현대 음악들을 출생하는 천년 역사의 작은 마을 타케후는 적어도 현대음악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대도시이다.

작품 연주시마다 따라붙는 초연을 비롯한 이력에 21세기 주요 레퍼토리의 출생지가 일본의 조그만 도시 타케후라는 사실. 멋지지 않은가? 물론 이 음악제가 산파 역할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창작음악이 세계로 향하는 터미널이며 세계 음악가들로 하여금 일본을 알게 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 일본 타케후 음악제의 경우

우리의 많은 음악제들이 예산 규모로는 국제적이지만 그 결과에서는 별볼일 없음은, 왜 하는지에 대한 기본 물음과 그것이 무엇을 생산하는지에 대한 인식 부족이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거창한 것도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남다른 선물을 하고 싶었고, 마을은 비록 작지만 세계에 무엇인가 기여한다는 생각이 타케후 국제 음악제를 만들었다. 그 시골 사람들이 현대음악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마는 이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결국 17년째 이루어 내고 있고, 또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 확실하다.

황성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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