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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계 신용카드사들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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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계 신용카드사들 '휘청'

입력
2006.09.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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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물량 공세, 체크카드 소득공제 확대, 이동형 부스 금지….’

전업계 신용카드사들이 잇단 악재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카드 매각으로 카드시장이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전업계의 경영 여건이 은행계에 비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업계의 터줏대감이자 업계 수위였던 LG카드가 신한금융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전업계 카드사는 이젠 삼성카드ㆍ현대카드ㆍ롯데카드 3곳만 남은 상황. 전업계의 시장점유율이 44.9%(올 1분기 기준)에 달했지만 LG카드가 은행계로 넘어가면서 27.2%로 뚝 떨어져 시장에서의 목소리도 크게 위축됐다. 더군다나 최근 KB카드와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유할인, 추석시즌 마케팅 등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주도하고 있어 시장 방어에 더욱 힘겨운 상태다. 은행계에 비해 자금 조달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 물량 공세를 따라잡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설상 가상으로 최근 정부 정책도 전업계의 목줄을 죄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신용카드보다 5%포인트 많은 20%로 확대키로 해 가뜩이나 폭발적 성장세인 체크카드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것. 은행계좌가 필요한 체크카드 발급을 위해선 이용액의 0.5%를 은행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해 전업계로선 체크카드 발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초 회원 모집을 위해 백화점 등에 설치된 이동식 간이 부스를 금지시킨 것도 고스란히 전업계 카드사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전국 각지에 점포망을 가진 은행계와 달리 전업계로선 간이 부스가 신규 회원 유치의 주요 수단이기 때문. 특히 후발업체로서 회원 확보에 한창인 롯데카드의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업계 카드사들의 감독 당국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업계 카드회사 관계자는 “예전 카드대란 때와 달리, 신용 정보망을 통한 전산 시스템으로 회원 유치를 결정하기 때문에 회원 모집 장소가 어디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형식적인 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환경이 전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전업계 카드사들도 상황 타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업계가 은행계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는 점은 역시 계열 기업으로부터 든든하게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구입시 선(先) 할인제로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카드는 자동차 고객 중심으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해 프리미엄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고, 삼성카드 역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선할인제를 강화하는 한편, 여행ㆍ건강ㆍ교통 등 복합적인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카드 역시 롯데백화점 등의 대형 유통망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제가 강력한 무기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계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얼마나 잘 개발해 대응하느냐가 전업계 카드사로서는 성장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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