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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생명력과 설화적 상상… 박항섭 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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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생명력과 설화적 상상… 박항섭 유작전

입력
2006.09.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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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박항섭(1923~79)의 유작 3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 두가헌에서 열리고 있다. 현대화랑의 1981년 유작전, 호암갤러리의 1989년 10주기전 이래 오랜 만에 열리는 전시다. ‘얼굴’,‘하일(夏日)’,‘정(情)’등 1970년대 중반에 완성한 말년 작품들이다.

거칠고 자유로운 붓질이 두드러지는 박항섭의 그림은 원초적 생명성과 설화적인 상상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애틋한 향수가 깃들어 추억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은근한 종교적 뉘앙스를 감지하기도 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다 쓰러져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황망한 이별 후에 부인 이효애(지난해 타계)씨는 화가 박항섭을 제대로 조명할 자료를 남겨야 한다며 남편의 작품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는 유족이 고이 간직해온 작품과 개인 소장품이 나왔다.

그는 국내 첫 전업화가다. 그림에만 몰두하려고 고교 교사직을 버렸다. 구상 계열 화가 모임인 ‘구상전’ 창립에 참여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중앙미술대상전 운영위원을 맡는 등 화단에서 많은 일을 했다. 전시는 12월 24일까지. (02)3210-2111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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