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의 ‘별’들이 서울의 밤하늘에 쏟아진다.
러시아의 ‘피겨 요정’ 이리나 슬러츠카야(27)를 비롯해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1위 예브게니 플루첸코(24ㆍ러시아)까지. 이름만 들어도 빙상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피겨스케이팅 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14일 한국에 도착한 플루첸코는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 피겨스케이팅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플루첸코와 슬러츠카야는 오는 16일과 1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현대카드 빅매치 2006’에서 화려한 공연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는 토리노올림픽 아이스댄싱 1위 타티아나 나브카-코스토마로프 등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올림픽 우승자가 한국에서 공연을 펼치는 건 한국 피겨스케이팅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슬러츠카야는 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우승자 옥사나 바이울(29ㆍ우크라이나)과 맞대결한다. 프로무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바이울의 환상적인 몸짓과 슬러츠카야의 화려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연기는 이번 대회 최고의 볼거리다.
플루첸코는 알렉세이 야구딘(26ㆍ러시아)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세계선수권을 네 차례나 제패한 야구딘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플루첸코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 플루첸코는 올림픽 이후 프로로 전향한 야구딘에게 설욕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김연아(16ㆍ군포수리고)도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쿼드러플 점프(공중 4바퀴 회전)를 성공시킨 일본의 안도 미키(19)와 맞선다. 지난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위에 오른 김연아는 “성인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 만큼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연아는 “슬러츠카야 같은 대선수를 만나니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웃기도. 김연아와 안도의 대결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 미리 보는 한ㆍ일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김연아를 비롯해 슬러츠카야, 플루첸코, 야구딘은 15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빙상 꿈나무를 지도한 뒤 7시40분부터 팬사인회를 갖는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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