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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北核·6者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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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北核·6者 회담

입력
2006.09.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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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다. 두 정상은 50분간의 회담 대부분을 이 문제에 집중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제재 쪽으로 기운 미국의 최근 입장을 다소나마 돌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담 전 양측 외교사령탑이 참가한‘2+2채널’이 가동됐음에도 두 정상간 이견의 골을 좁히지는 못한 셈이 됐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핵문제를 우선 순위에 두고 해결해나간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했지만 6자회담 중단 등 현 교착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조치엔 이르지 못했다. 두 정상은 단순히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나간다는 기존원칙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두 정상이 새삼 강조한 평화적 해결, 6자회담 조속 재개, 9ㆍ19 공동성명 이행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반발해 채택된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의 핵심 내용일 뿐이다.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엔 힘이 부치는 상징적 언급에 불과하다.

두 정상은 오히려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리측도 기회 있을 때마다 대북결의안의 이행과 준수를 천명하긴 했지만, 굳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를 재론한 것은 당근보다는 대북압박이란 채찍에 치중하는 미국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정상은 물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양국이 협의해 온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일견 6자회담의 유효성을 강조하며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간의 협의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6+a라는 새로운 다자협의 채널을 구체화하고 있다. 얼마 전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우리측에 이 같은 구상을 전했다.

두 정상이 여전히 6자회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듯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낼 새로운 제안은 여전히 부재다. 더구나 미국은 다자협의 채널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 정부나 중국은 미국이 이러한 다자협의를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는 유인책이 아니라 유사시 대북압박을 실행하는 수단이 돼 북한이 더욱 강경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남북간의 화해ㆍ협력 노력과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 남북장관급 회담이후 중단된 남북당국간 대화를 재개해 북핵해결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금융제재의 고삐를 한층 죄는 상황에서 남북대화가 다시 열린다 해도 북한을 견인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 남북대화도 불투명하지만 성과도 미지수라는 말이다. 6자회담 중단이후 대북압박에 무게를 두는 미국과 여전히 대화에 방점을 둔 한미간 마이웨이 해법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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