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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금강산의 뿌리'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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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금강산의 뿌리' 인삼

입력
2006.09.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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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삼 막걸리 들이키며 비단江에 향수 띄우고…

예나 지금이나 요맘 때면 충남 금산은 수확의 기쁨으로 들떠있다. 어두운 그늘에서 몇 년을 꼼짝 않고 땅의 기운을 뽑아 여물은, '신비의 약초' 인삼을 캐는 계절이다.

금산은 국내 3대 약령시 중 하나로 전국 인삼 거래량의 80%가 유통되는 인삼의 메카다. 한번 인삼이 난 땅에선 다시 재배가 힘들어 지금은 금산 주변 시ㆍ군으로 대부분의 삼밭이 이동했지만 아직도 인삼하면 금산이 그 중심이다.

주변 지역의 인삼밭 대부분도 금산 사람들이 운영하는 밭들이다.

경제의 80%는 인삼, 약초와 연계된다고 하는 인삼의 고장, 금산. 예전 인삼 는 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소쿠리에 '개똥이네' 등 이름표를 매달아 그날 인삼을 캐는 밭주인의 마당에 져놓는다.

오후 늦게 인삼을 캐온 주인은 인삼을 100개면 100개, 200개면 200개 씩 소쿠리에 담아놓는다.

마을 사람들은 삼이 든 소쿠리를 에 가져가 밤새 식구들과 껍질을 벗기고 잔뿌리를 다듬는다. 밭주인이 내준 푸짐한 밤참을 곁들여 가며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음날 새벽 삼 인은 마당에 멍석을 펼쳐놓고 이웃들이 손질해 가져온 인삼을 부려 숫자를 확인하고는 개당 2, 3원씩 품값을 쥐어준다.

인삼을 캔 밭은 동네 사람들 차지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호미 들고 밭으로 가서 속에 남은 '인삼 이삭'을 줍는다. 인삼밭을 지고 있지 않더라도 인삼철이 되면 집집마다 삼껍질과 잔뿌리가 수북하게 쌓이는 것이다.

당시 인삼 수확기에는 전국의 엿장수들이 금산으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삼껍데기 고 엿바꾸러 오는 금산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인삼 한근(375g)이 쌀 한 가마니 값에 달할 정도로 인삼 금이 좋았던 950, 60년대에는 전국에서 대폿집이 가장 많았고, 인구 대비 대학생이 가장 많았던 곳이 금산이었다. 금산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장년층이라면 도둑을 막으려 삼장(인삼밭)을 지킨다고 삼장집(인삼밭을 지키는 원두막)에서 동네 친구들과 밤을 새우며 만들었던 추억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다.

금산읍의 약초거리에는 1,300여 인삼약초 전문매장이 늘어서 있다. 수삼만 전문으로 매하는 수삼센터에서는 장날(2ㆍ7일) 하루 130톤 이상이 거래된다고 한다. 수삼의 요즘 시세는 한 채(750g)에 2만5,000원~6만원.

서울의 백화점에서 10만~20만원씩 거래되니 금산에 직접 내려와 인삼 2채만 사면 교통비와 음식값이 떨어지는 셈이다.

인삼의 고장답게 약초거리 노점의 인삼 군것질도 진풍경이다. 인삼 한 뿌리 그대로를 겨낸 인삼튀김(1,000원)을 안주 삼아 인삼막걸리(한잔 1,000원)를 시원하게 들이켜는 이들로 북적댄다. 읍내에서 파는 삼계탕은 째째하게 끼손가락만한 인삼을 넣어 끓이는 대도시의 삼계탕과 다르다. 닭도 영계 아닌 큰 닭을 쓰고 인삼은 한주먹씩 집어 넣고 끓여낸다. 진한 국물은 그대로 약이다.

금산=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무진장 냇물이 모여 충청을 적시니…' 금산의 금강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줄여 이름한 금산(錦山)에는 비단강 금강(錦江)이 흐른다.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의 냇물이 모여 천리 물줄기를 이룬 금강이 충청의 땅을 처음 적시는 곳이 금산이다.

초록의 산과 들을 만곡으로 돌아가는 금산의 금강은 '강의 원형, 꿈속에 그리던 고향의 원형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준다. 콘크리트 제방이 없고, 댐에 허리가 잘려 억지 호수의 모습도 짓지 않는다. 백로 한가로이 노닐고 물오리 수면을 스치며 날갯짓을 하는 곳. 가을 햇빛 부서져 내리는 비단강에는 소리없이 짙은 녹음만 녹아들고 있다.

부리면 수통리 적벽강 인근은 드라마 '대장금'을 촬영했던 곳. 장금이가 궁에서 쫓겨나 약초를 공부하던 '다재헌' 세트장이 남아있다. 이병훈 PD가 '가장 한국적인 풍경'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다. 적벽강을 지난 강물은 매년 7월 금강민속축제가 열리는 평촌리를 지나 용화리를 거쳐 천내에 이르러 제법 넓어진 폭으로 강의 위용을 갖춘다.

용화리의 마달피가든(041-754-7123)은 어죽으로 유명하다. 피라미, 동자개(속칭 빠가사리) 등 잡어를 고아 죽을 끓이는데 인삼과 소엽이 들어가 비린내가 전혀 나질 않고 담백하다. 1인분 5,000원. 피라미를 튀겨 동그랗게 모아 구워낸 도리뱅뱅(1만 원)도 별미다.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92

금산=글ㆍ사진 이성원기자

■ 2006 금산세계인삼엑스포 22일 팡파르

금산에서 22일부터 10월15일까지 24일간 2006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열린다.

예년에 열리던 인삼축제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행사다.

주행사장에는 인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관이 문을 연다. 생명의 뿌리 인삼관에서는 인삼의 인체에 미치는 효능을 첨단 그래픽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인삼음식관에서는 전통과 퓨전 등 인삼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건강체험관에서는 인삼팩과 족욕, 인삼차 시음 등이 가능하다.

체험행사로 인삼밭에 가서 직접 인삼을 수확하는 인삼캐기, 인삼요리 만들기 등이 준비됐다. 엑스포 입장료는 일반 1만원(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 인터넷 홈페이지(www.insamexpo.or.kr)나 인터파크(www.interpark.com)를 통해 예약하면 1,000~2,000원 할인 받을 수 있다.

입장권을 끊으면 당침인삼이나 인삼과자를 선물 받고, 인근 관광지 무료 입장과 숙박, 음식점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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