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들의 토지수용 협상 거부로 규모를 줄여 운영해 온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의 제2 잠정활주로 확장공사가 15일부터 시작된다. 원래 확장할 예정이던 토지수용 반대 농가 지역의 반대편 활주로를 늘리는 공사로, 나리타공항은 건설 추진 40년 만에 정상적인 국제공항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12일 나리타공항의 비행장시설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공항측은 이에 따라 길이 2,180㎙의 제2 잠정활주로를 북쪽으로 320㎙ 늘리는 확장공사를 15일 착공한다. 활주로 길이가 2,500㎙로 확장되면 대형 항공기가 이ㆍ착륙 할 수 있다. 공항측은 당초 계획대로 활주로 남쪽을 확장하려고 했으나 지주들을 설득하지 못해 결국 차선책을 택했다. 완공은 2009년 10월, 활주로 사용은 2010년 3월 목표다.
이 활주로가 완성되면 비행기 이ㆍ착륙 회수가 현행 20만회에서 22만회로, 이용객은 3,300만명에서 3,480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나리타공항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일본 정부는 도쿄 도심과 연결하는 나리타신고속철도를 2010년 완성해 ‘비좁고도 멀다’는 그 동안의 나리타공항 이미지를 일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정부와 나리타공항측이 이처럼 반대쪽 활주로를 늘리는 궁여지책을 선택한 것은 강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 대형 국제공항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방치하면 나리타공항의 국제경쟁력이 현저하게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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