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금접수를 받았을 때는 말이 없다가 뒤늦게 규제하는 이유가 뭔가요?”
통신위원회가 13일 이동전화를 집ㆍ사무실 전화처럼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에 대해 가격조정명령을 내리자 한 업계 관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통신위 결정은 기분존 서비스 요금이 너무 낮게 책정돼 이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기분존 서비스 요금을 올리거나, 다른 비가입자 요금을 깎아주라는 것이다. 언뜻 보면 비가입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 같기도 하다.
하지만 통신위가 문제삼은 기분존 서비스의 ‘과도하게 싼 요금’은 이미 정보통신부가 OK한 사항이다. 지난 4월 LG텔레콤이 기분존 서비스의 요금체계를 신고했을 때 정통부는 어떤 이의제기나 보완요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7만명이나 가입한 지금에 와서, 정통부 직할조직인 통신위가 요금이 잘못됐다고 하니 사업자와 가입자들로선 어리둥절하고 당혹스러울 수밖에. 진짜 문제는 기분존 서비스의 요금체계가 아니라, 한 조직이나 다름없는 정통부와 통신위의 엇박자에 있다.
‘싼 요금’을 용인하지 않는 통신위의 기본발상도 문제다. 전 산업, 전 업종에 ‘가격파괴’ 바람이 불어닥친 지 오래인데 통신업은 왜 안된다는 것인지. 기분존 서비스가 특정계층에 대한 폐쇄적 특혜도 아닌데, ‘비가입자 차별’ 운운하는 통신위의 논리는 궁색해보인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영업 전략인 가격(요금)을 이렇게 문제 삼는 것을 보면 통신시장 경쟁을 규제의 울타리 속에서 묶어두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소비자는 다양한 가격,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는데 통신당국은 오히려 거꾸로만 가고 있다.
최연진 산업부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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