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같은 1,600㏄급 자동차라도 아반떼와 누비라의 보험료가 달라지고, 같은 쏘나타라 해도 출시 모델별로 보험료가 달라지게 된다. 외제차의 보험료는 평균 10% 이상 오른다.
또 내년 1월부터는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최고 할인율(40%) 도달기간이 현행 7년에서 보험사 별로 자율화돼 10년 이상으로 길어진다.
보험개발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료 산정방식 개선안을 발표하고 조만간 금융감독원에 신고후, 보험사 별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배기량에 따라 소형AㆍB, 중형, 대형 등으로 나뉘어진 자동차 보험등급이 같으면 모델이 달라도 매겨지는 기본 보험료는 거의 같았다.
하지만 차량마다 똑 같은 사고를 당해도 부서지는 정도와 수리에 드는 비용이 많게는 50%까지 차이가 나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도 차이가 컸다. 이번에 나온 개선안은 3년 간의 통계분석을 토대로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량은 보험료를 올리고 적게 드는 차는 보험료를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급격한 보험료 변동을 막기 위해 일단 개인용자동차의 자기차량손해 보험 부분에 한정해 보험료 차이를 최대 20%까지만 차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월말 기준으로 전체 개인용 차량(1,040만대) 가운데 자기차량손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410만대)을 뺀 630만대의 보험료가 달라진다.
일단 대상에서 제외된 택시, 트럭 등 업무ㆍ사업용자동차도 적절한 시기에 포함되고 차등폭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자기차량손해 보험과 의무가입 조항인 대인ㆍ대물 보험을 합친 전체 보험료는 8% 가량 차이가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개발원은 최대 관심사인 모델별 손해율에 대해서는 “시행 직전까지 최신 자료를 축적해 내년 초 공개하겠다”고 발표를 미뤘다.
참고로 개발원이 2003~2005년 통계로 분석한 소형B 차종의 손해율을 보면 현대 아반떼1.5 오토가 ABS장착·미장착 모두 최고등급인 1등급이었으나 아반떼XD 1.5 ABS미장착은 최저등급인 11등급이었다. 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차량모델별 위험도 등급은 실제 제도를 시행하는 내년 4월이 되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부품 수입 등으로 수리비가 비싼 외제차의 보험료는 큰 폭으로 오른다. 외제차의 자기차량손해 손해율은 국산차보다 평균 32% 가량 높아 외제차 안에서 배기량과 제작사별로 보험료를 차등키로 했다. 개발원 측은 “대인ㆍ대물 보험료까지 포함한 외제차 1대당 총 보험료는 현재보다 7~19% 가량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7년동안 무사고 운전을 하면 보험료의 60%까지 할인받던 할인ㆍ할증 제도도 바뀌어 앞으로는 적어도 10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해야 최고 할인율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정확한 기간과 연차별 할인율은 보험사 별로 정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은 현재 전체의 26%에 달하는 장기 무사고 운전자가 보험료는 적게 내면서 사고가 나면 다른 운전자와 똑같은 보험금을 받아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계약을 꺼려왔다. 다만 무사고 운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3~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경미한 사고에 대해서는 할증 적용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한편 보험소비자연맹은 이날 “장기무사고 할인율 60% 적용 시점 자유화는 우량 장기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더 거둬 결과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상시키려는 방안”이라며 반발했다.
앞으로는 자동차 설계 시부터 수리비 걱정을 해야할 입장인 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취지는 공감하나 모델별 손해율 평가의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이 입증되야 하는데 아직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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