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제도 개선을 보면 보험 가입자들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보험료를 일제히 4~5% 인상한 것이 불과 5개월 전인데 또 다시 10월부터 다수의 보험회사가 1~2% 보험료를 인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험료 할인ㆍ할증을 보험사의 자율에 맡기는 보험료 산정방식 개선안까지 등장했다. 모두 손해율 증가로 경영이 어려운 보험사를 배려한 조치다.
고객들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하는 손해보험사들에게는 그 비율인 손해율이 경영을 좌우하는 바로미터임이 분명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월 현재 77.9%로 1년 전(71.9%)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보험사들의 경영상 어려움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보험은 첨단 금융업이다. 손해율의 등락 변화가 경영에 주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경영기법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기본이다.
손해율이 올라갈 때마다 보험료 인상으로 이를 충당한다면 구멍가게 운영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하늘만 쳐다보며 비를 기다리는 천수답식 경영이다. 적자의 원인도 따져봐야 한다. 온라인 보험을 둘러싼 과당, 출혈경쟁이 실질적인 적자이유라는 게 공지의 사실이다. 마케팅비용과 모집 수수료 등 사업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새로운 보험료 산정방식에 따르면 현재 7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할 경우 최고 60%까지 낮아지는 할인율이 업계 자율에 맡겨진다. 최고 할인율의 적용 기간이 12년 등으로 크게 늘어나 운전자의 부담이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말이 자율화이지 장기 무사고자 보험료 인상이다.
주 5일 근무제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로 손해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는 보험사들이 무사고 운전자를 우대하기는커녕 불이익을 준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동차 보험 가입은 의무화돼 있는데 보험료 산정은 업계 자율에 맡기면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일방적인 보험료 인상과 보험사의 입장만 반영된 제도개선안을 묵인하는 보험당국의 자세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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