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관계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양국은 현재 대북제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 설득 노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금명간 포괄적 제재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만나서 감정만 상하고 갈등을 키우기 십상이라는 우려도 무리는 아니다. 공동발표문 공동기자회견도 없고 간단한 언론회동 형식으로 회담 결과를 발표한다니 걱정을 더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국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큰 틀에 의견을 같이 해왔다는 점에서 비관적 전망만 하기에는 이르다. 양국 정상이 본질적인 의견차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겠지만 일정한 선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북 공조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한 채 미사일 무더기 발사에 이어 지하 핵실험까지 할 기세인 북한을 두고만 볼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7월의 미사일 발사 강행 후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 결의에 입각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지지의사를 표명했던 만큼 이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제재를 하더라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비상구를 열어놓고 압박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조시 W 부시 대통령도 이런 사리를 이해할 줄로 믿는다. 따라서 두 정상이 신뢰를 갖고 대화를 한다면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만남이 된다면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안보불안 논란과 갈등을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맹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갈등은 양국 정상이 굳건한 동맹 유지와 함께 안보공약을 재확인한다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비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양국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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