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현정의 남자, '여우야 뭐하니'의 천정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현정의 남자, '여우야 뭐하니'의 천정명

입력
2006.09.13 00:01
0 0

똘망똘망 한 눈망울에 수줍은 미소. 겉모습은 영락 없는 ‘만년 소년’이지만, 대책 없이 세상과 맞선 반항아(드라마 ‘패션 70´s’)에서 살인누명을 쓴 탈옥수(영화 ‘강적’)까지 그가 맡아온 배역들 대부분은 거칠고 우울했다. 부유하는 청춘의 표상이 되어온 천정명(27)이 로맨틱 코미디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 20일 첫 방송하는 MBC ‘여우야 뭐하니’를 통해서다.

천정명은 이 드라마에서 누나의 친구인 3류 에로 잡지 기자 병희(고현정)와 실수로 하룻밤을 보낸 뒤 티격태격 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철수 역을 맡았다. ‘여우야 뭐하니’는 지난해 삼순이 열풍을 일으킨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권석장 PD의 합작품으로, ‘주몽’ 외에는 시청률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MBC가 ‘대스타’ 고현정을 앞세워 자체 제작하는 야심작이다.

‘엄마의 바다’ 이후 13년 만에 친정 MBC로의 복귀와 파격적인 개런티 등으로 세간의 관심은 온통 고현정에게 쏠려 있지만,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더 알찬 ‘열매’를 챙길 사람은 천정명일 것이다. 삼순이의 남자 ‘삼식이’ 현빈처럼.

하지만 시청자들과의 첫 대면을 앞둔 천정명은 애써 기대감을 감춘다. “출연한 작품 가운데 큰 흥행작은 없지만 아직은 연기를 배워야 하는 처지라 흥행 여부는 크게 개의치 않아요.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하는 거죠.”

요즘은 동안(童顔) 열풍이 한창이지만, 데뷔 초에는 그 얼굴 탓에 괴로움도 많이 겪었단다. “너무 어려 보이고 얼굴에 젖살이 많다며 감독님들께 퇴짜를 많이 맞았죠. 지금도 교복만 입히면 중학생 같다는 말을 듣지만. 그래도 그런 이미지의 저를 기억하고 찾아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는 장점이라 생각하고 있죠.” 거칠고 우울한 배역들을 맡으면서도 한편으론 여리고 순수한 모습으로 연민을 자아낼 수 있었던 것도 7할은 ‘동안’ 덕이었을 터이다.

고현정은 극중에서나 실제 모두 아홉 살 연상이다. 제법 큰 나이 차, 그리고 대선배이자 대스타와 연기 호흡을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 조금은‘접대성’ 발언이겠지만, 그는 너무 편안하고 즐겁다고 너스레를 떤다. “우아하고 다소 어둡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만나보니 딴판이에요.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해서 무척 편해요. 음, 다소 힘든 점이라면 제가 선배를 업는 장면이 많은데 키도 크고 팔도 길어서 다른 여배우보다 무겁다는 정도?”

천진난만한 미소를 띄우며 농담을 건네는 그의 모습에서 자동차 정비사를 꿈꾸는 고집불통 청년 박철수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예고편을 통해 드러난 그의 연기는 더 이상 소년이기를 거부하는 듯 보인다.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는 병희에게 “앞으로 그럴 거면 차라리 앞 쪽을 만져!”라고 버럭 화를 내는 장면은 앞으로 그가 보여 줄 남자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