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이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 원룸 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값이 싼 이 곳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전동의 경우 최근 전셋값이 올 봄에 비해 평균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전셋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이 곳의 기존 세입자들이 옮겨가길 않는다"며 "이 때문에 전세물건 품귀현상을 빚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충정로 대우디오빌의 경우 전체 480가구중 전세 매물은 없고 월세도 거의 없는 실정이고, 일산 백석동 비잔티움일산 10평형 전셋값은 7월 4,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500만원가량 상승했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의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 강남ㆍ용산 등 인기지역 오피스텔의 경우 주인들이 전세 대신 대부분 월세로 전화하면서 전세물건은 아예 찾기조차 힘든 상태다.
강남구 신사동 10평짜리 원룸의 경우 올 봄까지 전세 5,000만원이던 것이 6,000만원선으로 20% 올랐고, 논현동 소형 원룸 전셋값은 5,000만~6,000만원, 15평 안팎의 방 2개짜리는 6,000만~8,000만원으로 올 봄에 비해 10~20% 정도 올랐다.
월세도 크게 올라 보증금 1,000만원을 기준으로 올 봄까지 월세 40만원이던 원룸은 현재 월세 50만원, 빌트인 가전 등을 갖춘 곳은 월 70만원에서 현재 80만원으로 각각 뛰었다.
신사동 B공인 관계자는 "기존 세입자들은 움직이지 않는데 신혼부부 등 계절적 수요에다 인근 재건축ㆍ재개발 이주수요까지 가세해 임대물건이 귀해졌다"며 "특히 전세는 나오기만 하면 곧바로 소화될 정도"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관망세가 계속되고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등 구조적 요인이 큰 만큼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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