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2~20일 개최되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가 선정됐다. 부산영화제조직위원회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ㆍ폐막작을 포함, 63개국 245편의 상영작들을 발표했다.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한국 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1999년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후 7년 만이다. ‘가을로’는 백화점 붕괴사고로 연인을 잃은 남자 검사가 한 여인을 만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유지태와 김지수가 주연을 맡았다. 김대승 감독은 ‘번지 점프를 하다’와 ‘혈의누’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충무로의 기대주. ‘폐막작’으로는 중국 닝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이 낙점됐다. 비취 보석을 훔치려는 도둑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공장 관리인들 사이의 좌충우돌을 담아낸 블랙코미디다.
올해 신설된 ‘미드나잇 패션’ 등 총 10개 부문의 상영작 중 64편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아시아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도 71편에 달한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대상)을 받은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구스 반 산트 등 20명의 유명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 등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된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국내영화 7편과 고 신상옥 감독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동시대 프랑스 작가들’과 아시아 주요 감독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 ‘아시아 작가 영화의 새 지도 그리기’ 부문도 눈길을 끄는 행사다.
영화제를 찾는 유명 감독과 배우들도 어느 때 못지않게 화려하다. 82년 ‘메피스토’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헝가리의 이스트반 자보 감독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방문한다. 홍콩 배우 류더화(劉德華)와 프랑스 여배우 안나 카리나도 방문객 명단에 올라있다. 영화배우 안성기와 문근영은 12일 오후 7시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관에서 열리는 개막식 사회를 맡았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아시안필름마켓'의 신설이다. 아시안필름마켓은 투자자와 제작자의 만남을 주선하던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촬영기술 및 기자재를 거래하는 부산영상산업박람회(BIFCOM)의 기능을 통합한 자리. 박광수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은 "부산영화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마켓이 필요하다"며 "아시아의 모든 영화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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