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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작은 신화' 20주년, 큰 신화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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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작은 신화' 20주년, 큰 신화 되다

입력
2006.09.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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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작은 신화’가 ‘각양각색’이라는 이름으로 20주년 기념 공연제를 펼친다. 1986년 20대의 소장파 연극 그룹으로 창단해 이제 40대가 된 이 극단은, 연극은 동시대에 대한 발언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여전히 충실하다.

이번 축제를 통해 선보이는 ‘코리아 판타지’는 지난해 선발됐던 작품. 청년 실업, 원조 교제, 연쇄 살인, 장기 매매 등 한국의 병리 현상을 직설 어법과 풍자를 통해 뭉뚱그린다. 연출자이자 극단 대표인 최용훈(43) 씨는 “하드코어적 블랙 코미디”라고 말했다.

짓궂을 정도의 연극적 유희 정신은 이 극단이 푸르름을 유지해 온 비결이었다. 젊은이들의 풍속을 비꼰 93년의 ‘미스터 매킨토시’는 한 달 동안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되면서 계속 100석을 웃돈 흥행작이었다. 당시 매년 3편 이상의 창작극 소개를 원칙으로 이어 온 이 자리는 조광화의 ‘황구도’, 장성희의 ‘길 위의 가족’ 등 문제작들이 배태된 산실이기도 했다.

대표 최 씨는 94년 문화체육부로부터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이래 각종 연극상을 꾸준히 수상하는 등 연극판의 참신한 흐름을 대변하는 인물로 주목 받아 왔다. 그는 “20대의 젊은 그룹으로 출발해 40대가 되기까지 우리의 연극적 표현은 확장돼 오고 있다”며 “기획사 중심의 상업적 연극에 대한 비판을 견지해 온 세월”이라고 말한다.

이 극단은 서강연극회 등 대학극에서 활동하던 연극인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이래 정기 공연 21편, ‘우리 연극 만들기’ 공연작 등 지금까지 80여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연출부 8명, 연구생 25명을 포함, 80여명에 이르는 단원들은 모두 대표와 함께 허리띠를 졸라 왔다.

2001년 ‘우리 연극 만들기’에서 386 세대를 풍자한 ‘돐날’을 출품해 주목을 받은 극작가 김명화 씨는 “작은 신화는 파릇파릇한 재능이 살아 숨쉬는 젊은 극단”이라며 “이제는 드라마트루그나 예술 감독을 둬, ‘큰 신화’로 거듭나길 빈다”고 말했다. 대표 최 씨는 “복잡다단한 시대의 스펙트럼을 정확히 반영함에 있어 공동 창작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 1999년의 ‘똥강리 미스터리’ 처럼 당대를 읽어 내려는 공동 창작 방식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는 화제작 ‘코리아, 환타지’를 비롯해 ‘뒤바뀐 머리’(토마스 만 작ㆍ이곤 연출), ‘거미 여인의 키스’(마누엘 푸익 작ㆍ신동인 연출), ‘빈대’(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작ㆍ반무섭 연출) 등 독특한 외국 작품들이 참신한 해석으로 펼쳐진다. 12일~10월 8일 아룽구지 소극장. 화ㆍ수 오후 7시30분, 목 4시30분, 금 7시30분, 토 4시30분 7시30분, 일 3시 6시. (02)764-338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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