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가정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자금 준비의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나는 시기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 금리가 바닥을 기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얼마 안 되는 돈조차 마땅히 굴릴 곳이 없다는 푸념마저 나온다.
재무 컨설팅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합리적인 자산운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은 11일 한국일보사 주최 ‘대한민국의 힘은 아줌마! 아줌마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강연에서 “노후를 대비한 자산운용 설계는 자기 집의 재산상태를 파악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한국 중산층 가정의 자산구조는 대출금으로 구입한 부동산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위험한 구조다. 부동산불패 신화가 흔들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대출금 회수조차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계의 자산구조 분석 결과 금융자산을 늘리기로 했다면, 이를 다시 투자자의 연령과 형편에 따라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MMF 등 간접투자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노년층은 주식형의 비중은 낮추고 채권형의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 반면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는 젊은 사람들이나 다소 나이가 많더라도 공무원, 교직원처럼 안정적 수입을 가진 이들은 주식형의 비중이 높은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가 완성됐다면 펀드별 수익률을 6개월 주기로 점검해 자산 비율을 재조정해야 한다. 가령 주가가 급등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높아지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는 주식형 펀드의 일부를 처분해 채권형 펀드와 MMF의 줄어든 비율을 채워줘야 한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채권형과 MMF를 처분해 주식형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준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신종 저축형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오소영 동양종금증권 강남지점 PB팀장은 “요즘 같은 실질금리 ‘제로’ 시대에는 은행 예금만으로 자산을 불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기적금은 적립식 펀드, 정기예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처럼 투자기간이나 방법이 유사한 새 금융상품과 장ㆍ단점을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시간 동안 이어진 강연에는 많은 ‘아줌마’들이 참석해 강사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열띤 호응을 보였다.
▲한국일보는 매월 한 차례 자산운용 전문가, 증권사 PB팀장 등 유명 재테크 전문가들을 초청해 ‘대한민국의 힘은 아줌마! 아줌마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강연회를 엽니다. 10월의 강연 주제는 ‘재테크 코드와 가정의 경제학 코드의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후원 : 삼성생명 교보생명 우리은행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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