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9월 중순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 해결을 위한 확대 다자 외무장관 회동을 할 것을 11일 우리측에 제안했다.
이날 방한한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 힐튼호텔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는 7월 동남아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개최된 10자 회동처럼 북핵 문제 관심 국가들이 외무장관 회담을 하자는 것으로, 북한의 참여 및 사태 해결의 계기가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천 본부장은 이에 대해“6자 회담의 틀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회동 후 “미국측 제안에 중국이나 러시아 등 관련국들이 모두 응한 것은 아니어서 성사여부는 다소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이 동의하면 다자회동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동 시기는) 북한측 유엔담당 외무성 부상이 뉴욕을 방문하는 시기와 맞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ARF 당시 추진된 확대 다자 외무장관 회동에는 북측이 참여를 거부, 북핵 5자 당사국과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이 참여한 10자 회동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된 바 있다. 당시 북한 백남순 외상은 중국의 리자오싱 외상의 다자회동 참여 권유를 “미국의 제재 모자를 쓰고는 어떤 회동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21일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는 각국의 양자, 다자간 외무장관 회동이 예정돼 있다.
한편 힐 차관보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지난 7월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강력히 지지하며 워싱턴(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한미간에 이 문제가 토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를 담고 있어 이 언급은 한미정상 간에 6자회담 재개 및 대북 제재 방안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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