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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양양 양수발전소 10년만에 12일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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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양양 양수발전소 10년만에 12일 준공

입력
2006.09.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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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백두대간의 짙푸른 숲 속에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자리잡고 있다. 가을빛을 온 몸으로 받고 있는 호수는 파란 하늘 아래 자수정처럼 빛나고 있었다.

11일 강원 양양군 서면 영덕리 후천(남대천 상류) 하부댐에서 비포장 길을 따라 50여분을 달려 도달한 상부댐은 그림보다 아름다웠다. 댐 양 옆으로는 풍력발전기 2기가 미풍을 맞아 돌고 있다. 호수 주변의 정자, 산책로는 호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1996년 12월 착공돼 9,324억원이 들어간 국내 최대 규모의 양양 양수(揚水)발전소가 10년 공사 끝에 12일 준공식을 갖는다. 양수발전소는 하부댐의 물을 심야에 여유 전력으로 상부댐으로 끌어 올린 뒤 낮에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방류하면서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여유 전력을 물의 형태로 저장하는 셈이다.

해발 937m에 위치한 상부댐은 높이 72m, 길이 360m, 총 저수량 493만톤 규모의 표면 차수벽식 석괴댐(댐 본체의 안정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중력부분에 돌을 쌓아 올린 댐) 이고, 하부댐은 높이 53m, 길이 247m, 총 저수량 922만톤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하부댐 뒤 사무실 뒤 철제문이 열리면서 지름 6.4m의 터널이 나타났다. 내리막 6도 경사의 터널을 타고 2㎞를 들어가자 지하공동(空洞)이 나왔다. 상부댐과 하부댐을 연결하는 도수터널 중간쯤에 자리한 공동은 지하 700m 지점에 길이 120m, 폭 20m, 높이 42m로 15층 아파트 두 동이 들어갈 넓이다. 발전기 4대가 설치된 발전소와 변압실이 자리잡고 있다. 발전기가 ‘윙’하는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발전기 4대를 동시에 돌리면 10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소양댐(20만㎾)의 다섯 배, 원자력발전소 1기와 같은 규모로 청평(40만㎾), 삼랑진(60만㎾), 무주(60만㎾), 산청(70만㎾) 등 국내 양수발전소 가운데 용량이 가장 크다.

상부댐과 하부댐 사이에는 767m의 국내 최장 수직터널을 비롯해 물을 통과시키기 위한 6㎞의 수로터널이 건설됐다. 15톤 트럭 14만대 분량의 흙을 파냈다. 상부댐과 하부댐의 낙차는 819m로 동양 최고다.

중국에서 가장 큰 양쭈오용(770m), 일본의 가나가와(653m) 보다 크다. 하부댐에는 1만4,000㎾의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발전소, 상부댐에는 3,000㎾ 용량의 풍력발전기 2기가 별도로 건설됐다.

하부댐에는 물고기가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수 어도(魚道)가 설치돼 있다. 이 어도는 댐 아래에 고기가 모일 수 있는 풀(pool)을 설치한 뒤 풀과 하부댐의 상부를 이어주는 연결관을 설치한 것으로 고기가 풀에 모이면 이 풀의 수문을 닫은 뒤 풀과 연결된 배관에 물을 채워 고기가 연결관을 따라 댐 상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양수발전소는 빼어난 풍광과 거대한 지하발전소, 특이한 어도 등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을 전망이다. 상ㆍ하부댐을 연결하는 조침령 도로(9.7㎞)의 확장 및 포장공사가 2007년6월 마무리되면 상ㆍ하부댐을 20여 분 만에 오갈 수 있다. 인제군은 진동계곡 등과 연계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준비 중이고, 양양군은 인근 송천 떡마을, 어성전 탁장사마을 등과 연계해 관광객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발전소측은 “양양양수발전소가 완공됨으로써 강원권은 물론 전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발전소 시험가동으로 인한 하부댐 방류가 시작되자 하부댐 인근에 위치한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 주민들이 오염된 물이 방류되고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기도 했다.

◆ 양수발전

전력 소비가 적은 밤이나 휴일에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 물을 상부댐에 밀어 올렸다가 필요할 때 이 물을 방류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수차(水車)가 오른쪽으로 돌면 전기를 생산하고 반대로 왼쪽으로 돌면 물을 밀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한다. 가동을 시작하고 2분30초면 최고 출력을 얻을 수 있어 원전(24시간), 복합화력(1시간30분)에 비해 기동성이 월등히 좋고 물의 양에 따라 쉽게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청송, 예천에도 건설 중이다.

양양=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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