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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취임 5돌 맞은 이멜트 회장…웰치회장 스타일 벗고 '새 GE'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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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취임 5돌 맞은 이멜트 회장…웰치회장 스타일 벗고 '새 GE' 건설

입력
2006.09.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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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기업인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50) 회장이 '경영의 귀재' 잭 웰치의 후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지 10일로 꼭 5년을 맞았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 '잭 웰치의 왕국'이었던 GE가 지금은 '이멜트의 회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GE를 세워가고 있는 이멜트의 경영 스타일은 어떤 것일까.

웰치 경영의 대표적인 산물은 '식스 시그마'이다.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한 비용 절감 등 내부 절차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멜트는 이보다는 대외적인 마케팅과 고객 중심,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고, 엄격함보다는 믿고 맡기는 '신뢰 경영'을 선택했다.

이멜트는 한 달에 최소한 이틀은 GE 판매원들과 투자가, 고객들을 만난다. 그 만큼 마케팅과 고객 보호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종업원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배짱 있게 '베팅'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세계화'에도 발 빠르게 눈을 돌렸다. 그는 매년 두 차례 이상 중국과 인도를 여행한다.

경영권을 인계한 지난 2001년 전체의 40%선(440억 달러)에 그쳤던 해외 매출은 50% 수준으로 늘어났다. 실제로 올해 해외 매출액은 800억달러로 총 예상 매출액 1,63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신뢰 경영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웰치는 중역들에게 엄격한 실적 목표를 던져주고 채근하는 스타일 이었다. 하지만 이멜트는 달랐다. 실적이 금방 향상되지 않더라도 해당 CEO에게 시간을 주는 등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NBC 방송이 시청률 4위로 떨어졌을 때도 이멜트는 더 인내심과 동정심을 보여줬다고 제프 주커 CEO는 회고했다. '프렌즈'와 '프레지어' 등 인기 시리즈 종료 후 시청률이 하락했으나 반전의 기회를 만들라며 "그는 우리에게 2년의 기간을 줬다"고 주커는 말했다

이러한 경영 방식의 변화는 스타일이나 내용 면에서 웰치와의 '결별'로 받아들여졌고, 사내에서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멜트는 지난 1월 연례 모임에서 고위 임원 600명에게 "나는 '황제 CEO'가 되려고 이 직책을 맡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탈피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멜트의 GE'를 세우는데 성공한 그이지만 여전히 주가는 고민 거리다. 매출액이 취임 당시보다 50% 가량 늘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14% 하락, 투자가와 종업원들 사이에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로버트 라이트 GE 부회장은 "GE 주가 하락세는 미 주식시장이 GE를 '전체'로서 보다는 사업 분야 별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멜트는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감당할 만한 동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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