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전 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총수 26명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시국선언’을 통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전직 총수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초래할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논의를 중단하고 ‘대한민국 무장해제’를 기도하는 김정일과 공조할 게 아니라 한미공조와 국제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일방적 대북지원 방식을 전략적 상호주의로 전환해 대북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공동 대처하라”고 요구했다.
전직 총수들은 또 “국가 정체성과 국가안보를 다져야 할 정부가 오히려 우리 안보의 기틀인 한미연합사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시 작전권 문제를 주권 문제로 간주하는 정부의 그릇된 논리와 좌파세력의 반미운동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가 한미연합사 조기해체 방침을 정하기에 이르렀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정상천 최석원 안응모 이해구 강민창 권복경 이종국 이인섭 김효은 김화남 박일용 김광식 이무영 허준영 전 청장 등이 참여했으며 주최 측은 26명이 시국선언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작전권 환수문제는 경찰이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직 총수들의 반대 성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는 전직 총수들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나 열악한 처우 등 경찰의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집단 의견 표명을 한 적이 없었던 점을 들어 “정작 얘기를 해야 할 때는 안 하고 엉뚱한 때 나서는 것 같다"며 비꼬는 분위기마저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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