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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産 녹용 알고보니 북미 사슴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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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産 녹용 알고보니 북미 사슴뿔?

입력
2006.09.1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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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인삼과 함께 보약 재료로 가장 좋아하는 녹용. 그 중에서 최고로 치는 것이 러시아산 녹용인 ‘원용’이다.

MBC PD수첩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러시아산 원용 중 절반이 가짜라는 사실과 그 밀수 경로를 파헤친 ‘한의학 미스터리 녹용’을 12일 밤 11시5분에 방송한다.

제작진은 전국의 한의원과 약재상 등 총 24곳에서 원용을 수거해 DNA 분석을 관련기관에 의뢰했다. 그 결과 러시아산 녹용은 절반에 불과했으며, 가짜로 판명된 것 중에는 엘크라고 불리는 북미산 와피티(wapiti) 녹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녹용은 2001년 ‘사슴 광우병’으로 불리는 CWD(만성소모성병)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돼 이후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제작진은 수입이 금지된 북미산 녹용의 국내 밀반입 루트를 밝히기 위해 캐나다의 한 농장을 찾았다. 그곳 농장주는 올해 수확한 녹용 전부를 현지 한국인 중개상에게 팔았으며, 녹용은 중국과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반입된다고 전한다. 제작진은 북미산 녹용이 중국 다이롄항에 집결해 건조 및 포장 과정을 거친 뒤 ‘따이공’이라 불리는 한국인 보따리상에 의해 국내로 유입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북미산 녹용이 대량 밀수되는 이유는 러시아산 원용과 북미산 녹용의 현격한 가격 차이 때문. 북미산 녹용은 국내에서 kg당 80만원 정도에 유통되는데 비해 러시아산 원용은 이보다 3배나 비싸게 팔린다. 결국 밀수업자들이 북미산 녹용을 러시아산으로 속여 막대한 차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PD수첩은 일부 한의사들도 녹용 유통 시장의 왜곡에 암묵적으로 가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짜 원용을 판 일부 한의원은 수입 유통업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다른 한의원들도 공급받은 녹용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조제했다고 강변한다.

한 유통업자는 한의원측에서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원용 공급을 요구해 값싼 녹용을 섞어 팔 수 밖에 없으며 심지어 수입금지후 가격이 폭락한 북미산 녹용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한의원도 있다고 전한다. 제작진은 이처럼 폭리를 추구하는 일부 수입 유통업자들과 이를 검증 없이 조제하는 일부 한의사들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고 고발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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