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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보학자 니시카와 20일 초청강연/ "신식민주의 지구화 양산은 언제나 민족주의를 동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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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보학자 니시카와 20일 초청강연/ "신식민주의 지구화 양산은 언제나 민족주의를 동반해"

입력
2006.09.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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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국민국가 및 신식민주의 비판의 선두에 서 온 일본의 진보 학자 니시카와 나가오(西川長夫)가 20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초청으로 방한, ‘지구화 시대의 신식민주의를 묻는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2002년 국내에 번역ㆍ출간된 저서 ‘국민이라는 이름의 괴물’을 통해 ‘국가’의 벽을 헐고, ‘국민’으로 길들여진 인간성을 해방시킬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지구화’가 일견 국민국가나 민족주의와 배치된 개념처럼 보이지만,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재편 양상에서 필연적으로 공범 관계임을, 곧 차별과 착취의 새로운 메커니즘임을 밝힌다.

그는 발제문에서, 과거의 식민주의 개념은 민족과 영토를 둘러싼 지배와 종속의 관계로 풀이됐지만, “신식민주의는 영역적 지배가 아닌 ‘시장지배’라는 별종의 형태를 띤다”고 적고 있다. 신식민주의는 또 주변부에서 중심부로의 노동력의 급격한 이동과 국가간 소득 격차의 심화를 동반하며, 이는 9ㆍ11 이후 부시 정권이 선명하게 부각시킨 정치적ㆍ이데올로기적 양극화(문명과 야만, 선과 악 등)와 동전의 양면을 형성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식민주의가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장(場)으로 ‘글로벌시티’와 ‘내국 식민주의’를 들고 있다. 글로벌시티란, 붕괴된 세계무역센터처럼, 세계의 자본과 기업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결절점이자 지구화의 모든 모순이 집중적으로 표출되는 공간으로, 부와 권력이 집중된 중심부와 그 지구화의 과정에서 배제된 다양한 요소들이 밀려난 주변부로 양분된다. 그는 최근 파리 교외에서 시작돼 프랑스 전역으로 퍼진 이민2세대들의 폭동을 반지구화 운동의 사례로 든다. 반면, ‘내국 식민주의’는 한 국가 내에서 문화적 민족적 특이성을 지닌 주변부(사회적 소수자)가 중심부(다수자)에 대해 식민지적 상황에 놓인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내국 식민주의 개념을 통해, 식민주의를 대외적 관계로 한정하는 고전적 입장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힌다.

시장 지배를 통해 중심부와 주변부의 공간적 개념을 초월한 신식민주의의 지구화 양상은, 언제나 민족주의를 동반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곧, 신자유주의의 국가주도 민족주의, 이민 배척과 인종차별주의의 극우 민족주의, 복지국가 유지를 주장하는 좌파 민족주의, 서구적 가치에 반발하며 전통의 보존과 강화를 외치는 근본주의 민족주의 등과 공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신식민주의를 ‘식민지 없는 식민주의’, 지금의 민족주의는 ‘국가 없는 민족주의’라 이름짓고, 이 새로운 지배와 수탈의 현상이 근대 국민국가를 넘어서는데 새로운 난관이 되고 있다고 결론짓는다.

나가오의 이 새로운 ‘지구화’ 읽기는 ‘국경을 넘는 방법-문명 문화 그리고 국민국가’(일조각 발행)라는 제목으로 이번 주말쯤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강연회 직후 종합토론회를 갖고 ‘민족주의는 신식민주의의 대안인가’ 등을 테마로 집중 토의한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니시카와 나가오는

1934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 르봉대학에서 유학했다. 현재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국제관계학부 특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지구시대의 민족-탈국민문화를 위해’‘국민이라는 괴물’ 등의 저서가 있다. 그는‘…괴물’ 한국어판 서문에“저의 국민국가 비판의 동기 속에는 한국에서 보낸 저의 소년기 체험과 기억이 있”다

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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