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서울에 뜨거운 춤 바람이 분다. 다음달 10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호암아트홀, LIG아트홀, 극장 용,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는 10개국 31개 무용단체들이 시간과 공간, 실험성과 대중성을 넘나드는 춤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다. 올해로 9회째인 서울세계무용축제는 세계 무용의 흐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무용의 ‘종합선물세트’. 가짓수가 많을 뿐 아니라 입맛 당기는 굵직한 메뉴들도 즐비하다. 총 26회 공연을 통해 41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 공연은 지난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핀란드의 테로 사리넨 무용단이 맡았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두 대의 아코디언 연주와 체스판 같은 바닥, 전구로 윤곽을 살린 무대 등으로 단순화시킨 ‘페트루슈카’를 비롯해 ‘떨림’ ‘미지로!’의 세 편을 갖고 온다.
마니아들의 눈길을 잡아 끌 만한 단체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빈센트 만쭈이 무용단과 이스라엘의 이마누엘 갓 무용단을 꼽을 수 있다. ‘춤의 주술사’로 불리는 빈센트 세꽈띠 꼬꼬 만쭈이는 아프리카 전통 춤과 무술, 현대 무용을 망라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무용가. ‘비어있는 영혼’과 ‘존재의 터널’ 두 작품을 통해 남아공의 현대무용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스라엘 현대 무용의 차세대 주자인 이마누엘 갓은 슈베르트의 가곡을 동물적 감각과 에로티시즘으로 풀어낸 ‘겨울나그네’를 선보인다.
올해 축제에서 눈에 띄는 경향은 무용과 다른 예술 장르의 결합. 프랑스 낭트 국립 클로드 브뤼마숑 무용단의 ‘심연의 우수’에서는 고음악 보컬 그룹인 ‘아 세이 보치’의 연주가 춤과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한다. 스페인 조르디 코르테스ㆍ다미안 무뇨스의 ‘포옹’은 헝가리의 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소설 ‘열정’을 몸짓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폐막작인 프랑스 케피그 무용단의 ‘버려진 땅’은 힙합을 현대 무용 속으로 가져왔다.
국내 단체들 중 유니버설 발레단은 이스라엘의 국보급 안무가로 불리는 오하드 나하린의 국내 초연작 ‘MINUS7’ 등 컨템포러리 발레를 야심차게 내놓는다. ‘젊은 무용가의 밤’을 통해서는 신예 안무가 8명이 신작을 발표하고, ‘옛 춤, 새 얼굴’이라는 타이틀 아래 한국 전통 춤도 재조명된다.
공연 외에 힙합에 대한 포럼, 안무가들과의 대화, 아프리카 음악 설명회 등 관객과의 색다른 만남도 준비됐다. 주최측은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프리패스 등 다양한 패키지 티켓을 마련했다. www.sidance.org (02) 3216-1185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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