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에 이어 '전효숙 파동'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운 요즘 여당의 한편에서 대선 승리 방안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002년 대선 드라마를 다시 떠올리기 때문인지 일부 여당 의원들에게서 약간 들뜬 표정도 읽을 수 있다.
마침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2일 광주ㆍ전남을 시작으로 대선후보 선정 방식에 대한 전국 순회 토론회에 돌입한다. 이른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예비경선)' 토론회다.
이에 앞서 10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진보연대 정기총회에선 신기남 의원이 "정체성을 갖춘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조기에 선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찍 뽑을수록 좋다"고 역설하면서 일찍 뽑은 노무현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결코 일찍 뽑지 않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는 사례까지 들었다.
11일 국회에서는 신 의원 주장 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당직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슨 소리야, 대선 한달 앞두고 연출한 '노무현_정몽준 단일화'깜짝쇼 때문 아닌가!""강금실 후보는 너무 일찍 내세운 탓에 반격을 당했지 않느냐?"
여당이 언제 후보를 뽑을 지는 그들이 선택할 일이다. 하지만 여당 관계자들이 적절한 후보 선출 시기의 논거로 오로지 '정권 재창출'과 '당 위기 극복'만 거론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민생이나 전체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언제쯤 후보를 뽑는 게 좋다"는 얘기는 거의 들을 수 없다.
지금은 여당 스스로 '국민 마음'을 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말하는 정기국회 기간이다. 오로지 새로운 대선 스타를 만드는 방법에 몰두하는 여당의 모습에선 서민 경제를 살리려는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다급할수록 멀리 보고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박석원 정치부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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