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교육섹션-공부야 놀자/ 칸트·아리스토텔레스와 친구해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교육섹션-공부야 놀자/ 칸트·아리스토텔레스와 친구해볼까

입력
2006.09.11 00:05
0 0

박우현 지음 · 어린른이 발행 · 8,500원

과연 히딩크였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자 한 기자가 물었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이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히딩크의 말, “한국 선수들이 배워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외국어이고, 또 하나는 철학입니다.” 운동에 웬 철학 타령?

히딩크가 말한 철학이란 생각을 잘하게 만드는 훈련이자, 정신을 강하게 만드는 훈련이다. 스포츠중계에서 심심찮게 듣게 되는 ‘집중력’을 히딩크는 독특한 표현으로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좀 더 히딩크의 의도를 따라가 보자면 ‘정신 훈련이 함께 하는 축구’를 뜻한다.

바로 그것이 철학이다. 논술이 합격의 지렛대인 양 변질해버린 이 시대 한국, 책은 사유의 의미와 필요에 대해 곰살궂게 이야기해 준다. 어린이들을 위한 철학 개론이라 할만한 이 책은 논술 시험의 알파와 오메가가 바로 철학이라는 점을 풀어 보인다.

철학의 기원이 호기심이었던 만큼, 신기한 사물에 대해 갖게 되는 궁금증은 당연하며 그 이유를 찾아가 보라는 권유다. 모든 물건이 이름을 갖듯, 사물의 핵심은 바로 개념이라며 철학적 사유의 시원으로 안내한다. 우리가 사물을 비슷한 것끼리 묶는 과정은 구분과 분류라는 철학적 과정이기도 하다.

누구나 살면서 겪는 충돌은 알고 보면 부정과 비판, 착각 등 고도로 철학적인 범주에 귀결된다는 점도 어린이의 눈높이로 서술돼 있다. 철학의 필요성에 대해 아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거칠게 말해 이렇다. ‘동물이 인간 이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면, 인간이 동물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른다.’

말미부는 생활속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혹부리 영감’이나 ‘흥부전’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재미가 풀려 나온다.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남과 다르게 생각해 보는 재미를 일깨워 주면서도, 보편성에 대해 그 만큼의 분량을 할애한다.

정당한 목적을 세우고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 들려주던 이 책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 속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간다. ‘행복=내가 이룬 결과÷나의 욕심’이라는 공식의 참뜻은 어른들이 마음 깊이 새겨보아도 훌륭한 생각거리일 듯 싶다.

저자 박우현 씨는 EBS 논술 프로를 만들어 온 철학자로서 현재 연세대 철학연구소 전문위원. 김천정 씨의 즐거운 일러스트레이션이 이해를 돕는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칸트도 어린이들의 벗이라고 책은 말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