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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막걸리 전주가 사로잡히다

입력
2006.09.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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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안주 좀 그만 주세요.”

구수한 맛과 무지막지한 공짜 안주로 유명한 전북 전주 막걸리가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한 때 명맥유지마저 힘겹게 보이던 전주 막걸리 집이 불황을 틈타 하나, 둘 살아나면서 이제는 도심 골목마다 불야성을 이룰 정도다. 전주시는 서민의 술인 막걸리가 화이트 칼라와 여성에게까지 사랑을 받자 전주 막걸리를 비빔밥에 이은 대표 먹을거리로 본격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전주에 문을 연 막걸리 전문점은 무려 100여 곳. 전주시 삼천동 우체국 골목(31곳), 서신동 본병원 앞(13곳), 경원동 동부시장 뒤(10곳), 효자동 전일여객 부근(10곳), 평화동 뱅뱅골목(8곳)에 먹자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덕택에 전주지역 막걸리 제조업체인 대성주조공사와 전주주조공사에서 생산하는 양은 하루 2만9,000여 병으로 연간 1,000만병을 넘는다.

예부터 전주 막거리는 값을 따로 받지 않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나오는 진수성찬 안주로 유명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소득수준 향상으로 맥주, 양주 소비가 늘어나면서 막걸리는 점차 잊혀진 술이 됐다. 그러다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막걸리는 서민의 술로 다시금 사랑을 받게 됐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까지 고객층에 합류하면서 소주나 맥주를 팔던 주점들도 막걸리 집으로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전주 막걸리 집에서는 술만 시키면 무료로 안주가 계속 나와 “이러고도 남느냐”며 손님들이 오히려 주인을 걱정하는 것이 이 곳만의 독특한 풍속도다. 막걸리 3병이 들어가는 주전자와 공짜 안주가 고작 1만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랑 한 주전자만 마시고 가면 손해다.

이처럼 막걸리가 인기를 끌자, 전주시는 관광 상품화 및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막(Mak)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막걸리의 머리 글자에서 따온 막프로젝트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막걸리 판매업소를 표준화해 비빔밥과 한정식, 콩나물밥에 이은 전주를 대표하는 명품음식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에 전통음식팀과 관광진흥팀, 지역상품팀으로 구성된 추진기구도 만들기로 했다.

삼천동 용진집 주인 홍용자(48ㆍ여)씨는 “지금은 막걸리집마다 매출이 천차만별이지만 막걸리 촌으로 지정되면 관광객이 많이 모여 다 같이 영업이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최근 안세경 전주 부시장과 대학교수, 언론인, 주조회사 대표 등이 삼천동 막걸리 집에 모여 ‘막걸리 관광상품화 및 산업화 전략’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막걸리를 전주의 대표적 명품의 하나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삼천동과 서신동 일대에 조성된 막걸리 촌의 간판과 실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특색 있는 용기 개발과 우수업소 인증서 부여, 정기적인 축제 개최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막걸리를 비롯, 안주, 장소, 가격, 실내장식, 간판, 용기 등을 표준화하고 막걸리 촌 지정, 위생 지원, 한옥마을 내 막걸리 전문점 입촌 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음식전문가와 여행전문가, 여행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전문가 투어 세미나를 개최하고 다른 지역의 현황 파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시는 11월 16~19일 열리는 전주한옥마을 김장축제 기간에 막걸리 축제도 함께 열어 상품화 작업을 확정할 방침이다.

막걸리 애호가인 안세경 부시장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막걸리를 관광상품화 하기로 했다”며 “삼천동과 서신동 등 막걸리 촌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관광코스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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