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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아장커 '고요한 삶'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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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아장커 '고요한 삶'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賞

입력
2006.09.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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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10일 막을 내린 제63회 베니스영화제의 대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은 중국 영화 ‘고요한 삶’(Still Life).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인 5일에야 본선 경쟁부문에 깜짝 초청된 작품이다.

감독인 지아장커(賈樟柯ㆍ36)의 영화 역정을 돌이켜보면 ‘고요한 삶’의 대상 수상은 더욱 극적이다. 지아장커는 중국 ‘지하전영’(地下電影ㆍ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비제도권 영화)의 대표주자다.

1997년 제작비 6만 달러의 ‘소무’(小武)로 데뷔한 이래 그의 영화는 모국 중국에서 오랫동안 금기였다.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편입되면서 벌어지는 중국 사회의 혼돈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그의 사회비판적 시각도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러나 지아장커는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추는 대신 비주류의 험난한 길을 계속 걸어왔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됐지만 그는 당국의 눈을 피해 게릴라처럼 영화를 만들어야 했다. 두번째 장편영화 ‘플랫폼’의 후반 작업을 프랑스에서 겨우 해낼 정도였다. 2000년 베니스영화제 사무국은 그가 안전하게 베니스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화제 개막 이후 ‘플랫폼’을 폐막작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2004년 그의 영화는 비로소 중국에서 해금됐다. 그러나 현실을 바라보는 그의 객관적이고 냉정한 태도는 흔들림이 없었다. ‘고요한 삶’도 은유적으로 중국 사회의 어두운 오늘을 비춘다. 댐 건설로 수몰된 중국 남부의 한 마을 주변으로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를 통해 격변기를 살아가는 중국인의 일상을 포착하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중국의 현실을 깨닫게 하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아주 아름답고 특별한 작품”이라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아장커는 “중국은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 변화 속에 던져진 중국의 일상을 담고 싶었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지아장커는 댐 건설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자신의 다큐멘터리 ‘동’(Dong)이 이번 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상영되는 영광도 함께 누렸다.

●감독상엔 佛 알랭 레네

한편 올해 베니스영화제 남녀 주연상은 미국 영화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의 벤 애플렉과 미ㆍ영 합작영화 ‘더 퀸’(The Queen)의 헬렌 미렌이 차지했다.

최우수 감독상은 ‘마음’(Couers)을 연출한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에게 돌아갔다. 차드 내전을 다룬 마하마트 살레 하로운 감독의 ‘건기’(Darrat)는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로는 류승완 감독의 ‘짝패’가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섹션에서 유일하게 상영되었으며 박찬욱 감독은 심사위원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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