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중고차 거래 건수는 150만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60% 이상은 개인간 직거래로 이뤄진다. 그러나 서로 잘 아는 사람끼리 거래라면 모를까, 직거래는 위험이 크다. 차량 성능에 대한 문제가 생길 경우 중재나 조정을 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운전자는 직거래를 가장한 악덕 업자의 농간에 놀아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 안면이 없는 사람과 직거래를 하는 것 보다는 중고차 매매상을 통하는 게 유리하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은 1개월 또는 2,000㎞까지 중고차 성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원하는 차량의 대략적 가격을 파악하고 나면 직접 차를 고르기 위해 매매단지를 찾게 된다. 이 때 매매단지 입구에서 완장을 두르고 호각을 부는 등 고압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들은 여성 운전자나 차를 잘 모르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아 바가지를 씌운다. 사전에 연락한 매매상인 사무실로 직행하는 게 좋다.
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가격과 주행거리이며, 다음으로 사고유무다. 사고 경력이 있다고 무작정 기피할 필요는 없다. 범퍼가 손상되거나, 펜더 도어 트렁크를 교체한 정도라면 성능 좋은 차량을 싸게 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사고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은 보험개발원이 보험사 정보를 토대로 제공하는 자동차이력정보 서비스(유료 5,000원)를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보험 처리하지 않은 사고는 알 수가 없다.
육안으로 사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자동차 창 유리를 보는 것이다. 차 유리를 바꿀 정도면 대형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유리 하단에 점과 숫자로 생산 시기를 알 수 있다.
숫자는 제조된 해를 나타내며, 숫자 양 옆에 찍힌 점의 개수에서 12를 빼면 생산된 달이 된다. 예컨대 ‘2’라는 숫자 옆에 점이 8개 있다면, 2002년 4월(12에서 8을 뺀 수) 만들어 진 것이다. 자동차 등록증에 기록된 차량 제조시기와 차이가 나면 사고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차량을 점검할 때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상태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운전자 느낌으로 엔진소리가 둔탁하면 좋지 않다. 시원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드럽게 가속되는 차량을 선택한다. 변속할 때 차가 떨리거나 덜컹거리면 트랜스미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중고차를 구매한 뒤에는 매매상으로부터 ▦매매 계약서 ▦자동차 성능점검 기록부 ▦자동차 대금 영수증 및 이전비용 관련 영수증 등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특히 계약서에는 해당 매매상의 명판과 도장이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을 해야 하며 침수차, 주행거리 조작, 고지하지 않은 사고가 있을 때에는 차 값 전액이나 명의 이전비까지 환불한다는 것을 넣어야 한다.
한편 중고차 구입과 관련한 민원은 건교부 사이버민원실(www.moct.go.kr), 소비자보호원 소비자상담실(www.cpb.or.kr), 대한법률구조공단 사이버상담실(www.klac.or.kr) 등에서 도움을 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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