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을 떠난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태현(30)이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갖는다.
상대는 브라질 유술 주짓수를 익힌 200㎝의 거인 히카르두 모라이스(39ㆍ브라질). 이태현(196㎝)과 모라이스는 10일 일본 사이타마현 슈퍼아레나에서 벌어지는 2006 프라이드 무차별급 그랑프리 대회 결승에 앞서 특별경기를 갖는다.
이태현은 지난 7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반드시 이길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모라이스는 “이태현이 씨름 천하장사라는 사실은 안다. 그러나 그를 주먹으로 KO시키는 것은 물론 조르기로 끝장낼 수도 있다”고 큰소리쳤다.
노장 모라이스는 주짓수가 주특기. 따라서 이태현이 모라이스에게 깔리면 승산은 없다. 격투기 ‘풋내기’ 이태현이 누운 상태에서 주먹 세례를 막기 힘들 뿐 아니라 관절 꺾기나 조르기를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 K-1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홍만이 “이태현 선배의 데뷔전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태현은 “씨름을 배웠기에 종합격투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인 넘어트리기(테이크다운)에 대한 공격과 방어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드에 진출한 지 한달 만에 데뷔전을 치르는 게 너무 이르다는 지적에는 “막연한 훈련보다는 실전 경험이 먼저”라고 했다.
한편 무차별급 그랑프리 준결승은 반더레이 시우바(30ㆍ브라질)-미르코 크로캅(31ㆍ크로아티아),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29ㆍ브라질)-조시 바넷(28ㆍ미국)의 대결로 벌어진다. 우승자는 오는 12월 31일 벌어지는 프라이드남제(男祭)에서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29ㆍ러시아)와 격돌할 예정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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