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고졸 슈퍼루키’ 류현진(19)과 롯데 ‘거포’ 이대호(24)의 사상 첫 투타 동반 ‘트리플 크라운’의 꿈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둘은 8일 경기에서도 뛰어난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각각 투ㆍ타 3개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했다. 대전 LG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8이닝 8피안타 2실점(1자책)의 뛰어난 피칭으로 시즌 17승(5패)째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지난 92년 롯데 염종석의 역대 고졸 신인 최다승과 타이를 이룬 류현진은 탈삼진도 7개를 보태 184개로 지난 2002년 KIA 김진우가 세운 한 시즌 신인 최다 탈삼진 기록(177개)을 넘어섰다. 19세5개월14일, 26경기(선발 25경기) 만에 세운 새로운 이정표다.
류현진은 또 평균 자책점을 2.38에서 2.33으로 크게 떨어 뜨리며 2위 현대 장원삼(2.71)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류현진은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도 2위에 크게 앞선 채 선두를 달리고 있어 ‘트리플 크라운’ 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24년 동안 투수 부문 3관왕은 해태 선동열(현 삼성 감독)이 혼자 86년, 89~91년 모두 4차례 달성한 바 있다.
류현진이 앞으로 남은 4~5차례 등판에서 3승을 추가한다면 지난 99년 현대 정민태 이후 명맥이 끊긴 20승 투수의 반열에도 오르게 된다. 선발 20승으로는 95년 LG 이상훈 이후 11년 만이다. 3위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LG를 6-2로 꺾고 2위 현대에 2.5게임차로 따라 붙었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도 SK전에서 시즌 23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동료 호세를 제치고 8월15일 이후 24일 만에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대호는 4-3의 박빙 리드를 지키던 6회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대호는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타율 1위(0.347)를 굳게 지켰고 80타점으로 2위 삼성 양준혁과의 간격을 5개차로 벌렸다. 이제까지 타격 부문 3관왕은 84년 삼성 이만수가 유일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1967년 칼 야스트렘스키(보스턴)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매섭게 하고 있는 7위 롯데는 갈길 바쁜 SK를 7-5로 잡고 3연승의 신바람을 냈고, SK는 4연패에 빠지며 롯데에도 3.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광주에서는 거짓말 같은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4위 KIA는 1-3으로 뒤진 9회말 이현곤 이종범의 연속타로 동점을 만든 뒤 이용규가 오승환으로부터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선두 삼성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최근 3연패. 잠실에서는 5위 두산이 현대를 대파했다.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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