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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도 저버린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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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도 저버린 민주당

입력
2006.09.0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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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 화제 중 하나는 전윤철 감사원장의 선거 출마 문제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10월25일 치러지는 전남 해남ㆍ진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을 전 원장에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기관의 부총리급 인사에게 야당이 공개적으로 출마권유를 한 것 자체가 뉴스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4일 전 원장을 후보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은 마침 감사원이 '바다이야기' 특별감사에 착수한 날이다. 6일엔 한 대표가 전 원장을 만나 출마를 권유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전 원장은 "임기가 아직 남아있다"고 하면서도 분명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는 전언도 뒤따랐다. 한 대표는 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출마 권유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여기엔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민주당의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확실히 금배지를 달아줄 테니 자리를 박차고 나오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남의 정서는 열린우리당 보다는 민주당에 우호적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 출마권유는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襟度)를 저버린 행태다. 선거가 약육강식의 게임이고, 우리당과 민주당이 치유할 수 없는 악연을 갖고 있다 해도 정권의 핵심인사에게 사실상 '공개적 배신'을 종용하는 것은 지나치다. 특정 지역의 지지를 무기로 오만을 부리는 것으로도 비친다. 어떤 의원은 "민주당이 얄팍하고 경솔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한 대표는 집권 후 민주당을 깨고 나간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의원들을 '배신자'로 비난했다. 거기까지는 적지 않은 국민 공감했지만, 이건 아니다. 국민이 보는 앞에서 배신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 민주당엔 다른 유능한 후보감이 많지 않은가. 선거가 더 이상 코미디가 돼선 안 된다.

정녹용기자 정치부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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