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7일 동북아시아 문제에 대해 “유럽연합(EU) 같은 (역내 통합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강력한 장애 요인은 바로 과거 역사 문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핀란드 기자로부터 “동아시아에서 북한 문제 외에 최대 의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지금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과거 역사에 대해 국가간, 국민간, 상호간 적절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EU 같은 대화 협력과 신뢰, 공동체를 지향하는 정치적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며 “EU 같은 협력 틀이 없는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더 어둡게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된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제4차 총회에 보낸 축하 전문을 통해 “아시아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모든 나라가 평화에 대한 불안감 없이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번영을 누리는 미래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우선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싱키=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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