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양국 협상단은 6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기업인 초청 리셉션에 참석해 우의를 다졌다.
양국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장인 시애틀 옛 역사.산업박물관 3층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양국 수석대표는 한결같이 “첫 날 치고는 아주 좋았다”며 분위기를 돋웠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더욱 자유로운 무역이 양국에 더 좋은 결과를 낳으리라 본다. 한국이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근면성과 정부의 교역정책 때문”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숙소에서 내려다보면 시애틀 항구에 설치된 크레인이 많이 보이는데, 이를 우리 기업이 관리하고 있으며 하역되는 물품도 한국에서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도 “시애틀 날씨가 너무나 좋다”며 “양측이 손을 맞잡고 협력한다면 앞으로 많은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무역구제 분야와 관련해선 미국이 법령과 규칙을 고쳐야 하고, 어떤 부분은 정책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미국측을 향해 소리를 높였다. 농업 분과장을 맡고 있는 배종하 농림부 국장도 “미국이 무역구제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가면 우리도 안 움직인다”고 거들었다.
이와 관련 한국측은 7일부터 열릴 협상에서 미국측에 10대 반덤핑 개선 요구사항을 설명할 계획이다. 미국의 대(對)한 수입규제조치의 90% 이상이 반덤핑 규제와 연계돼 국내 기업들은 무역구제분과 협상여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FTA에서 반덤핑규제는 협상대상이 아니다’라며 한국측 주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의약품ㆍ의료기기 작업반은 이날 협상에서 한국의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사항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미국측은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수용하는 대신 의약품 선별등재에 자국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제3의 독립기구를 설치해 줄 것 등 16가지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금융서비스 분과에서도 미국측은 농협과 우체국 보험 상품의 불공정한 경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농협이 은행과는 달리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사실상 제한을 받지 않고 보험상품 사업비 회계처리 등에서도 혜택을 본다고 미국은 판단한다”며“우체국 보험에 대해서는 아예 정부의 특혜라는 인식에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협상이 진행중인 시애틀 도심 웨스트레이크센터 주변에는 이날 한ㆍ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원정시위대 60여명과 미국의 AFL-CIO(전미 산별노조총연맹) 회원 400여명이 반 FTA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트레이크센터 앞 광장 주변 도로 약 1㎞를 피켓을 들고 ‘노(NO), 노 FTA’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밤에는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흰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거리 행진에 동참했다. 꽹과리, 북, 호루라기 등이 동원됐지만 경찰과의 충돌 등 돌발상황은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애틀=장학만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