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근무 중인 이백순 외교통상부 참사관이 20년간의 외교현장 경험을 담은 책 ‘신세계 질서와 한국’을 7일 서울에서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21세기초를 미국의 패권이 쇠퇴하고 국제적 세력균형체제가 복원되는 과도기로 규정하고, 이러한 불안정한 국제정세에서 한국이 가야 할 진로를 모색했다.
100년 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벌어졌던 열강의 쟁투가 재연되는 듯한 현 시점에서 한국이 어떻게 슬기롭게 국익을 지켜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그의 관심사. 이 참사관은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아주 냉철하게 사실에 입각한 시각을 가지려는 자세가 아주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어느 국가를 ‘선한 제국’으로 기대하거나 ‘악의 제국’으로 매도하는 것은 현실적 접근법이 아니며, 도덕적 기준이나 감수성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주의적 시각으로 국세정세를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1993년 북핵 문제가 터진 이후 한국은 여기 매달리느라 국제질서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그는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은 ‘정직한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ㆍ미가 비타협적 자세를 버리고 상대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무고시 19기(1985년)로 유엔대표부, 청와대 외교보좌관실을 거쳐 외교부 안보정책과장을 지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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