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HD)급 PDP TV가 풀HD급 LCD TV보다 해상력이 최대 4배나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평판TV를 둘러싼 LCD와 PDP 업계의 주도권 싸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PDP 업계의 삼성SDI는 7일 삼성전자의 ‘데이라이트 플러스’HD급 50인치 PDP TV와 일본 소니의 ‘브라비아’풀HD급 LCD TV를 대상으로 ‘동화상에서의 해상도’를 비교측정한 결과, HD급 PDP의 해상력이 풀HD급 LCD보다 최대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는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ㆍ가전 박람회인 ‘IFA 2006’에서 해외 주요 거래선을 초청한 가운데 이 같은 동화상 해상도 비교 측정 실험을 즉석에서 시연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에 따르면 소니 등 LCD 진영은 “HD는 100만 화소의 고화질, 풀HD는 200만 화소의 초고화질”로 홍보하고 있으나 이는 사진처럼 정지된 화면에서 구현되는 해상도에 불과하며, 동영상에서의 해상도는 이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삼성SDI는 ‘흑백 패턴 평가 방식’을 이용했다. 이는 흑백의 선이 그려진 화면을 0~12ppf의 속도로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이 속도에 따라 흑백선의 선명도를 수치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ppf(pixel per frame) 수치가 커질수록 화면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측정 결과 수평 해상도의 경우 0ppf(정지화면) 속도에서 풀HD급 LCD는 1,038의 해상력을, HD급 PDP는 838의 해상력을 보여 LCD가 PDP보다 24% 가량 높은 해상력을 보였다. 그러나 2ppf(사람이 걷는 화면) 속도에 이르자 해상력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LCD의 해상력은 6ppf(춤추는 장면) 속도에서 419, 12ppf(차가 달리는 장면) 속도에서 156까지 떨어졌으나, PDP의 해상력은 각각의 속도에서 675, 594로 LCD보다 훨씬 높았다.
삼성SDI 디스플레이연구소 장동식 상무는 “PDP는 패널해상도가 높을수록 동영상 해상력이 우수하지만 LCD는 응답속도문제로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해상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에 대해 LCD패널 생산업체들은 실험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우선 통상적인 해상도 테스트는 정지화면에서 이뤄지는 것이 관례라는 것, PDP에 비해 LCD가 동영상 해상도에서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TV시청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선 가전매장에서 스포츠 등 빠른 화면을 즐기는 소비자에겐 PDP TV를, 정적인 분위기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고객에겐 LCD TV를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LCD 업계의 설명이다.
PDP와 LCD의 성능공방은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는 양상이다. 지난 7월 LCD TV를 시청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저하현상이 나타나며, 시청 이후 짧은 휴식으로는 충분한 정도로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일본 오사카 교육대학 다카하시 마코토 교수의 연구결과가 국내에 발표되자, LCD 진영에선 “PDP TV가 LCD TV에 비해 소비전력이 최대 40%나 높다”는 자체 실험결과를 공개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두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초기와 달리 PDP와 LCD의 기능적 보완이 많이 진척돼 실제론 어느 TV나 큰 문제는 없으며 최종적으론 소비자의 기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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