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암이다. 남성만 따지면 전립선암, 여성은 유방암의 증가율이 높지만 통틀어선 대장암이 1위다.
‘서구의 암’으로 여겨져 온 대장암이 이토록 무섭게 급증하는 것은 식습관이 서구화한 탓이 크다. 통상 붉은 고기와 지방이 대장암에 나쁘고 야채와 식이섬유가 좋다고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는 고기보다 고열량이 나쁘다고 밝히고 있다. 대장암 예방과 치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알아본다.
무슨 고기든 저열량을 먹어라
일반적으로 대장암을 막으려면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많은 야채와 과일, 미네랄 중 셀레늄을 많이 먹고, 붉은 살코기를 피하라고 한다.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김희철 교수는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붉은 살코기냐 흰 살코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열량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슨 고기든 지방이 많거나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식이섬유는 배변을 도와 암 유발 물질이 장내에 오래 머무르지 않게 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통상 하루 필요한 식이섬유 섭취량은 20~25g으로, 딸기(10개에 3.8g), 토마토(1개 2g), 사과(1개 1g), 시금치(1접시 0.5g), 쌀밥(1공기 0.2g) 등에 많다.
대장암 막는 특정 음식 있나
대한암예방학회가 8일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주최하는 ‘영양요법을 위한 암예방,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교육심포지엄에서는 생식이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다. 대장암을 앓도록 만든 쥐에게 생식을 투여하자 대장암의 초기 지표들이 생식을 먹이지 않은 쥐보다 월등히 좋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해외에서도 양파, 카레 등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식품이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동물실험으로 밝혀진 연구들을 너무 신봉할 필요는 없다. 특정 음식만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을 비교해 암 발병을 확인한 것이 아닌데다 한 음식만 먹고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적당량을 골고루 먹는 습관이 보다 중요하다.
수술 후에는 고기와 흰쌀 먹어라
통상 대장암 예방에 좋은 식이요법은 대장암 수술 후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이후 한달간 위장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잡곡을 피해 흰쌀을 먹고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퇴원 후 1~2주간은 죽을 먹고 이후엔 흰밥을 먹는다. 잘 익힌 육류와 생선, 두부, 계란을 섭취하고, 사골은 기름을 빼고 먹는 게 좋다.
식이섬유도 한달간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수술부위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회복기에 접어든 후 물을 충분히 마셔가면서 섭취하면 배변을 돕는다. 튀김이나 볶음 요리,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나 조미료, 탄산음료와 찬 음료도 피하는 게 좋다.
가장 먹기 어려운 시기가 항암치료중일 때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입맛이 변하고 음식을 토하거나 설사가 잦아진다.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자주 먹되 음료수, 신선한 과일을 통해 비타민 무기질 수분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물론 먹는 것만으로 대장암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5년마다 한번씩 4만원을 들여 대장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필수다.
▲ 암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생활습관
1. 당장 금연하라
2. 매일 충분한 야채와 과일을 먹어라
3. 저지방 식품을 선택하라
4. (특히 지방이 많은) 육식을 줄이라
5. 음주는 하루 한두잔을 넘기지 마라
6. 직사광선을 피하라
7.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운동을 하라
8. 화학ㆍ발암물질을 다룰 경우 안전수칙을 따르라
9.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 건강진단을 받아라
10. 자세한 정보를 원할 경우 전문기관에 의뢰하라
*미국 암학회 권고안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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